황금의 제국을 놓고 싸우는 이요원과 고수, 손현주와 김미숙의 신경전은 살벌하지만 그들의 대결이 치열해질수록 보는 재미는 커지고 있다. 제왕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서로 속이고 배신하기를 반복하는 성진그룹 사람들의 진짜 속내를 알게 되는 순간 뭔지 모를 쾌감까지 느껴진다.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황금의 제국'(극본 박경수, 연출 조남국) 17회에서는 성진그룹 회장 자리를 차지한 최민재(손현주 분)가 위기상황에서 최성재(이현진 분)를 이용해 최서윤(이요원 분)을 압박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최민재는 한정희(김미숙 분)와 손을 잡고 성진그룹을 차지했지만 그의 자리는 늘 불안했다. 장태주(고수 분)와 손을 잡은 최서윤이 그를 압박했고, 주식에 대해 공동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한정희 역시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결국 한정희는 최민재를 배신하고 장태주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장태주는 한정희와 손을 잡는 척하며 최서윤과 함께 최민재를 내칠 계획을 세웠다. 최민재는 한정희가 자신을 버리고 장태주를 택한 사실을 알고 최서윤을 찾아갔고, 장태주와 계획을 세워놓은 최서윤은 최민재의 편에 섰다. 최민재는 최서윤의 계획대로 비리를 저지르면서까지 회사의 주식을 모았고, 최서윤은 이를 검찰에 고발해 최민재를 성진그룹에서 몰아내려고 했다.

그러나 최서윤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바로 최성재. 최민재는 최서윤의 계획을 눈치 채고 그가 아끼는 동생 최성재를 끌어들였다. 최성재는 누나를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계획적으로 주가가 떨어진 주식을 샀고, 최서윤은 최민재를 고발하면 최성재까지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고민에 빠졌다.
결국 이날 방송에서도 마지막에 승기를 잡은 것은 최민재였다. 최서윤과 장태주의 계획을 꿰뚫고 예상하지 못했던 최민재를 이용해 두 사람을 갈라놓을 계획을 세운 것. 최서윤의 계획대로 움직이는 듯 싶었던 최민재는 마지막에 다시 한 번 그의 뒤통수를 쳤고, 시청자들은 예상치 못했던 반전에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매회 반전을 거듭하는 '황금의 제국'다운 엔딩이었다.
이날 방송은 반전과 더불어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 자신의 속내를 꽁꽁 숨기고 상대방을 대해야 하는 최서윤과 최민재, 장태주와 한정희를 연기하는 배우 이요원과 손현주, 고수와 김미숙은 숨 막히는 반전만큼 카리스마 있고 섬세한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손현주는 필요에 의해 결혼했던 아내 정유진(진서연 분)에게 이별을 통보하는 최민재의 모습을 섬뜩하게 연기해 눈길을 끌었다. 이요원은 동생과 아버지의 회사를 놓고 고민에 빠진 최서윤의 모습을 섬세한 감정연기로 표현해 몰입도를 높였다.
황금의 제국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네 명의 인물들처럼 회를 거듭할수록 팽팽해지는 네 배우들의 연기 대결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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