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영일 인간승리, 우리가 돕는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8.27 06: 03

“트라이아웃 때 긴장한 가운데서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더라. 야구에 대한 절박함을 보았다”.
7년 전 최대어. 국내 프로팀 입단 대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그는 팔꿈치 부상과 수술로 인해 시련을 겪었고 결국 큰 꿈을 접고 돌아와야 했다. 2년 출장정지 규약으로 인해 일본 독립리그까지 가며 야구를 하던 그는 벼랑 끝에서 누군가의 손을 잡았다. LA 에인절스 출신 정영일(25)의 손을 잡은 SK 와이번스는 그의 인간승리 스토리를 돕겠다며 소중한 신인 지명권을 행사했다. 과연 정영일은 소중한 기회를 때맞춰 제대로 살리는 진짜 풍운아가 될 것인가.
SK는 지난 25일 2014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서 5라운드 신인으로 정영일을 호명했다. 광주 진흥고 시절 정영일은 손쉽게 150km의 공을 던지는 파워피처로서 안산공고 김광현(SK), 장충고 이용찬(두산) 등과 함께 고교 최대어 투수 중 한 명으로 주목받았다. 그리고 정영일은 에인절스와 계약을 맺으며 동기생들과 달리 메이저리그 진출을 꾀했다.

시작은 거창했으나 과정은 미약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영일은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수술대에 올랐고 에인절스 구단은 미완의 대기를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았다. 수 년 후 방출 칼날을 맞은 정영일은 한국에서 다시 야구를 하기 위해 고양 원더스의 문을 두드리기도 했으나 유망주들의 무분별한 미국 진출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규약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정영일은 2년 간 국내 무대 출장 정지 조치로 인해 일본 독립리그를 노크해야 했다.
2차 지명을 앞두고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정영일은 예전 그 최대어의 위용은 보여주지 못했다. 직구 평균 구속이 130km대 중후반에 그쳤고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는 것이 주변의 평. 타자로도 재능을 발휘했던 만큼 타석에도 섰으나 시원치 않았다. 부상과 수술, 긴 실전 공백으로 인해 불운아가 되는 듯 했던 정영일에게 손을 내민 팀은 바로 SK. 한때 그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김광현이 좌완 에이스로 자리를 굳힌 바로 그 팀이다.
민경삼 SK 단장은 지명이 끝난 뒤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있고 잠재력도 지닌 선수다. 과거 고교 시절 손쉽게 150km을 던졌던 투수 아닌가”라며 ‘썩어도 준치’라는 말을 믿고 정영일을 선택했음을 밝혔다. 트라이아웃도 직접 지켜봤던 민 단장은 “던지는 내내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 제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도 구단 내부에서 회의를 거듭한 끝에 정영일을 선택하기로 했다”라고 답했다. 다시 야구를 하겠다는 간절함과 숨겨진 재능이 정영일을 선택한 이유였다.
한때 최대어였으나 위험요소도 분명 크다. 수술 전력과 2년이 넘는 실전 공백. 그리고 정영일은 2년 간의 규제 기간 동안 병역을 해결하는 대신 개인 훈련과 독립리그행으로 공을 던지는 데 가능한 한 몰두했다. 우리 나이 스물 여섯의 병역 미필 우완 투수. 1군 프로 무대에 당당히 올라 과거 고교 시절의 명성을 되찾으려면 여타 유망주들보다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지명 이전부터 이슈를 불러 일으킨 만큼 터지면 초대박이지만 반대의 경우는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
“병역 미필에 대한 것도 다 알고 지명한 것이다. 병역 문제는 향후 선수와 상의를 해야 할 것 같다. 재활 쪽도 선수와 상의하고 철저한 관리 속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선수 본인도 상황 판단을 잘하면서 팀 적응을 잘해주길 바라고 있다. 올 시즌 류제국(LG)의 활약에 따른 영향을 받았다기보다는. 긴장하면서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간절함을 우선시했다”.
타자 전향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투수로서 성공을 돕겠다는 것이 SK의 입장이다. 상대적으로 많은 나이의 병역 미필-실전 공백을 지닌 우완 투수. 그를 가로막고 있는 벽이 많지만 간절함과 부상에 가려졌던 재능이 발휘된다면 충분히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민 단장의 답이 이어졌다. 정영일이 다음 시즌 또 하나의 드라마를 쓴다면 소중한 기회를 준 SK도 커다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타자 전향 등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정영일은 잘 할 것이다. 한때 최대어였던 투수이지 않은가. 또 하나의 인간승리 전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인간승리 스토리를 쓸 수 있도록 팀에서도 힘껏 돕겠다”. 팀의 배려가 자칫 동료들 눈에 편애로 비춰지기 않기 위해서는 앞으로 무엇보다 정영일 본인의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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