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처럼 고교 선수들의 수준이 예년만 못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대졸 선수들의 주가가 더 높아질 것이다”.
신청자 720명 중 105명이 선택되어 14.6% 가장 높은 취업률이 나온 2014 신인 2차지명. 특히 105명 중 대졸 선수들이 51명(48.5%)에 달하며 점점 선택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왜 프로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은 대졸 선수들에게 좀 더 시선을 집중했을까.
지난 25일 열린 2014 프로야구 신인 2차지명서 10구단 KT의 가세와 더불어 10개 구단 모두가 지명권 포기 없이 모든 라운드에서 선수를 지목하며 가장 높은 취업률이 나왔다. 그 가운데 48.5%에 달하는 대졸 선수들이 지명을 받았다. 1996년 드래프트부터 프로 구단의 지명 범위가 고졸 선수 쪽으로 대폭 넓어지면서 대졸 선수들은 어느 순간 신인 지명의 찬밥 신세가 되었으나 최근 3년 간 대졸 선택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2011년 78명 중 대졸 26명이 선택받았던(비율 33.3%) 드래프트. 2012년 지명자 94명 가운데 41명(비율 43.6%)에 이어 2013년 95명 중 41명(비율 43.2%)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이번 지명에서는 대졸 선수의 비율이 절반에 육박했다. 고교 졸업 예정 유망주 입도선매 대신 대학 4년을 마친 선수들을 더 많이 데려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올해 고교 유망주들의 수준이 예년만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아마추어 야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올해 배출되는 고교 졸업 예정 유망주들의 수준을 폭넓게 보면 4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예년에 비하면 흉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라고 밝혔다. 또래와의 상대성과 달리 다른 해 배출된 유망주들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인상적인 선수가 많지 않았다는 뜻이다.
1차 지명이 없던 첫 해인 2010년 드래프트서 전체 1순위의 영광은 고졸 선수가 아닌 고려대 에이스 신정락(LG)이 차지했다. 넥센이 2순위로 광주진흥고 에이스 김정훈을 지목했으며 3순위로 KIA 심동섭(당시 광주일고), 4순위로는 한화 김용주(당시 천안북일고) 순으로 호명되었다.
그런데 이 때 선택된 신예들 중 고졸 출신으로 현재 두각을 나타내거나 팀의 주력급이 된 선수는 3순위 심동섭과 대구고 이재학(NC, 당시 두산 2라운드), 충암고 문성현(넥센 4라운드), 공주고 안승민(한화 3라운드) 정도다. 아직 다른 선수의 성장 가능성도 충분히 유효하지만 다른 해에 비해 연차 대비 주력으로 도약한 선수의 수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도 이재학은 1년 유급 케이스. 그만큼 고교야구 선수 수급 시장이 질적으로 미약했던 해인데 그 때와 비슷하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평이었다.
4년 전 흉년이라던 고교 선수들 중 대학으로 진학한 선수들 대부분이 이번에 선택되었다. 일단 8개 구단 체제였던 당시와 달리 NC와 KT까지 지명에 가세하면서 신인 선수의 필요성이 커졌다. 당장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선수를 필요로 하는 신생팀 입장에서 프로에서의 출장 기회가 간절한 대졸 선수들을 많이 뽑기도 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프로 지도자들이 “대졸 선수는 즉시 전력감이 되어야 가치가 있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가령 타격이 아쉬워도 수비 기본기가 갖춰졌다면 경기 후반 교체요원이라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졸 선수 가운데는 여러 부문에서 두루 좋은 운동능력을 지닌 선수보다는 1~2부문에서 특화된 선수들이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투수는 제구력, 야수는 수비력이나 베이스러닝이 우선시되는 상황이라 대학 재학 중인 선수들도 이를 깨닫고 특화 및 보완에 전념한다. 그리고 그렇게 자기 것을 만든 선수들이 결국 프로 구단의 호명을 받게 마련이다.
4년 전 고교 시절에 비해 대학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선수들도 많다. 2010년 두산에 6라운드 지명되었던 배명고 내야수 문상철은 고려대 입학 후 컨택 능력과 일발장타력을 키우며 대학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 된 뒤 KT에 2라운드 특별 지명을 받았다. 4년 전 연세대 진학을 이미 확정짓고 한화 10라운드 선택을 받았던. 이순철 KIA 수석코치의 아들이자 우투좌타 내야수 이성곤은 4학년으로서 탁월한 컨택 능력과 천부적인 야구 센스를 자랑하며 두산에 3라운드 지명되었다.
프로 1군에서 제대로 뛰지 못할 바에 신고선수 입단이나 하위지명을 받아들이기보다 대학리그가 낫다며 진학을 선택한 선수들 중에서 기량 향상폭이 큰 유망주도 예년에 비해 많은 것이 사실. 프로에서의 생존 전략, 특화에 대한 개념을 갖고 있고 고교 유망주 풀이 다른 해에 비해 좁은 편인만큼 대졸 선수들이 많이 간택된 2014 2차 지명이다.
farinelli@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