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야수 이양기(32)는 요즘 말 그대로 '핫'하다. 한 때 3군으로 밀려나 은퇴를 생각했으나 8월 1군 복귀 이후 타율 3할9푼6리 1홈런 10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인생역전 스토리를 쓰고 있다.
그런 이양기가 요즘 모자에 숫자 9번과 18번을 새겨넣어 눈길을 끌고 있다. 9번은 지난 16일 잠실 LG전에서 주루플레이 중 발가락이 골절돼 시즌 아웃된 추승우의 번호. 이양기 뿐만 아니라 한화 선수 대부분이 9번을 쓰고 추승우의 투혼을 기리고 있다.
그렇다면 18번은 무슨 의미일까. 이양기는 "팀에서 가장 친한 (백)승룡이 번호다. 처음에 9번만 적어놓으니까 승룡이가 '나는 왜 안 적어주냐'고 한마디하더라. 그래서 9번 반대쪽에 18번도 적었다. 승룡이의 기가 전해진 덕에 요즘 잘 맞는 것 같다"고 웃었다.

백승룡은 지난해 6월 한 때 팀의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빛을 보는 듯했으나 손가락 부상으로 시즌 아웃돼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올해도 스프링캠프 중 부상이 재발, 아직 1군에서 뛰지 못하고 있다. 최근 재활군에서 몸을 추스르며 인고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이양기와 백승룡은 입단 후 오랜 시간 2군에서 뛰며 정을 쌓았다. 어려운 시절 서로를 의지하며 버틸 수 있었다. 오죽 사이가 좋으면 쉬는 날 함께 놀이동산에 갈 정도. 지난해에는 백승룡이 1군에서 활약할 때 "부상당한 양기형이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동료애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양기는 "승우형도 그렇고, 승룡이도 지금 1군에 없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격려를 해주며 기를 받은 덕분에 야구가 잘 되는 것 같다. 다시 1군에서 함께 뛰었으면 좋겠다"며 좋은 활약에도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언제나 주위 동료들을 먼저 살필 줄 알기에 이양기의 봄날이 더욱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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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