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그레인키, 에이스 경쟁 불붙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28 06: 11

사이영상 수상 경력이 있는 두 특급 투수가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럴수록 웃는 쪽은 두 선수를 모두 품고 있는 LA 다저스다. 클레이튼 커쇼(25)와 잭 그레인키(30)가 번갈아가며 다저스를 끌어주고 있다.
LA 다저스는 메이저리그(MLB)에 놀라운 마법을 선보이고 있다. 다저스는 6월 23일(이하 한국시간) 이후 47승12패(승률 .797)을 기록 중이다. 올스타전 이후에도 30승7패(.811)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였던 팀이 어느새 2위에 9.5경기 앞선 1위로 올라섰다. MLB 역사에도 남을 만한 뜨거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8월에도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27일까지 20승5패를 기록했다. 이는 다저스 팀 역사상 월별 승률로는 1977년 4월(17승3패, .850)에 이어 2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남은 일정이 시카고 컵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승률은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이런 다저스의 반전은 선발투수들의 호투를 제외하고는 논하기 어렵다.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를 비롯, 잭 그레인키, 류현진, 리키 놀라스코로 이어지는 1~4선발이 탄탄하다. 누가 출격해도 승리를 따낼 수 있는 힘이 있다. 팀 승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 중에서도 커쇼와 그레인키는 눈부신 8월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 13승6패 평균자책점 1.72의 괴물 같은 성적을 내고 있는 커쇼는 8월 4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0.90의 성적으로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2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시즌 14승째를 노린다. 그레인키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그레인키는 8월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며 평균자책점 1.23을 기록했다. ‘이달의 투수’에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팀 동료이기는 하지만 에이스를 향한 욕심이 없을 수는 없다. 두 선수 모두 ‘에이스’의 자리를 맛본 선수이기에 더 그렇다. 욕심이 없다면 오히려 이상하다. 두 선수의 공을 받는 포수 A.J 엘리스도 이를 인정한다. 다만 정상적인, 그리고 건전한 경쟁이라고 강조한다. 엘리스는 “건전한(healthy) 경쟁이다. 둘 사이에 시기나 질투는 없다”라고 웃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투쟁심이 강하다는 것은 인정했다. 엘리스는 “내가 공을 받아본 선수 중 가장 투쟁심이 강한 두 선수”라고 했다. 엘리스는 “그레인키가 27일 8⅔이닝을 던졌으니 28일 등판하는 커쇼도 생각을 하지 않을까”라고 추측했다. 커쇼가 28일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도 관심거리인 가운데 어쨌든 다저스는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원투펀치’, 혹은 ‘공동 에이스’를 보유한 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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