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강민호 향한 SUN 농담도 탬퍼링?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3.08.28 06: 53

"민호야, 니가 필요하다".
지난 8월 27일 광주구장 KIA 더그아웃에서 선동렬 감독은 롯데 포수 강민호에게 농담을 던졌다. 강민호가 더그아웃 앞에 세워진 타격망에서 가볍게 토스배팅을 시작하자 "민호야, 니가 필요하다"며 "말만 이라도 이렇게 하고 싶다"는 말을 건넸다. 강민호도 "감사합니다" 정도로 답을 했다.
선감독은 이어 강민호에게 "니가 광주구장부터 잘친거 기억하고 있다"는 말까지 더했다. 선 감독은 10여명이 넘은 취재진이 있는 가운데 농담을 했고 좌중의 폭소로 이어졌다. 이미 외부 FA 영입 보다는 내부 육성에 눈을 돌리겠다고 선언했던 선 감독이었다.  설령 KIA가 강민호에 마음이 있더라고 롯데가 사력을 다해 잡을 가능성이 높아 현실적으로 영입은 쉽지 않다.

그런데 선 감독의 이같은 농담은 FA 탬퍼링(사전접촉)에 해당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한달전에 각 구단에 FA 선수들에 대한 지침을 내렸다. "설령 농담이라도 그라운드에서 다른 팀 FA 선수들에 대한 직간접적인 필요성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달라"는 것이었다.
이같은 이유는 작년 롯데 FA 김주찬 때문이었다. 김응룡 한화 감독이 롯데 FA 선수 김주찬에 대해 "충분히 50억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소동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김주찬은 KIA와 5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사장단 회의와 단장단 회의의 의제로 거론됐고 FA선수에 대한 농담도 자제하도록 결정했던 것이다.
정금조 KBO 운영부장은 "그때 사건을 계기로 FA 사전접촉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그래서 각 구단에게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에 대한 농담도 자제해달라고  공문을 내려보냈다. 만일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상대팀 감독이 FA 선수에 대한 언급을 한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이유를 밝혔다. 
얼핏 이해가 되는 측면도 있다. 과열을 막고 원소속 구단의 우선협상을 보장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다만 평소 운동장에서 기자단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감독들의 농담도 탬퍼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는 점이  의외이다. 선 감독의 농담이 아주 중요한 사실을 일깨워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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