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유씨미' 한국 영화 강세 속 어떻게 다크호스 됐나?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8.28 08: 06

영화 ‘나우 유 씨 미:마술사기단’(감독 루이스 리터리어)이 한국 영화 강세가 뚜렷한 극장가에 다크호스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22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우 유 씨 미’는 TOP5 중 유일한 할리우드 영화로 1위 ‘숨바꼭질’을 2000여 명 차이로 바짝 좇으며 정상을 노리고 있다.
‘나우 유 씨 미’의 선전은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 ‘숨바꼭질’과 ‘감기’ 등 8월 들어 한국 영화 4강 구도가 뚜렷했던 극장가에 변화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무엇이 ‘나우 유 씨 미’의 이 같은 흥행을 가능케 했을까?
◆ 무겁고 어두운 극장가, 밝고 화려한 '나우유씨미' 통했다

8월 극장가를 사로잡은 영화들은 암울한 사회 구조에 대한 은유, 도시 괴담을 바탕으로 한 스릴과 공포, 테러나 바이러스에 의한 재난 등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이들 작품들이 상업 영화로 잘 포장하긴 했지만 관객에게는 이보다 가볍게 즐길만한 작품에 대한 소비가 있었고, 이를 ‘나우 유 씨 미’가 충족시킨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네 명의 마술사 포 호스맨이 은행을 턴 돈을 관객들에게 나눠주며 FBI의 추적을 받는 과정을 현란한 마술 세계와 접목시켜 오락영화의 장점을 십분 발휘한다. 간단한 카드 마술을 비롯해 최면과 탈출 마술, 여기에 은행 금고를 3초 만에 텅 비게 만드는 초대형 마술이 펼쳐지며 그야말로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마술이라는 소재 자체가 엔터테인먼트적 성격이 강하고, 여기에 추격전과 스토리상 복수극의 성격까지 가미되며 115분의 러닝타임 동안 재밌는 영화가 줄 수 있는 다양한 쾌감을 관객에게 선사하는 게 ‘나우 유 씨 미’의 강점이다.
◆ 미뤄진 개봉 시기가 오히려 기회
 
영화는 당초 7월 개봉하려 했지만 한 달 반가량이 미뤄져 8월 넷째주 뚜껑을 열었다. 그런데 이 같은 연기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수입사 데이지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나우 유 씨 미’는 원래 7월 초 개봉할 예정이었는데 배급 등의 문제로 시기가 미뤄졌다. 그러면서 일찍부터 시작한 마케팅 효과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그러면서 규모 큰 블록버스터 영화로 인식시키는 데 효과를 발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미뤄서 이득을 본 건 또 있다. 7월 초는 ‘감시자들’을 비롯해 ‘퍼시픽 림’, ‘레드:더 레전드’ 등 덩치가 크거나 유명 배우들이 출연한 작품이 포진해 박스오피스 경쟁이 치열했다. 이 같은 틈바구니를 피하고,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8월 초를 지나 한바탕 열기가 식은 시기 개봉 시점을 잡은 게 통했다. 이는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2위 진입 결과로 나타났다. 수입사 관계자는 “다음주(29일) ‘엘리시움’과 ‘잡스’가 개봉하지만 ‘나우 유 씨 미’에 대한 입소문이 좋은 만큼 추석 연휴 전까지는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 인지도 낮았지만 선호도 높았다 '입소문 주효'
‘나우 유 씨 미’는 톱배우가 출연하거나 유명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국내 관객들 사이에 인지도가 낮았지만 선호도는 높은 작품이었다. 수입사 관계자는 “요즘 예비 관객들은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를 많이 습득하고 극장에 가는 편으로 ‘나우 유 씨 미’의 경우 해외에서 거둬들인 좋은 성적이 영화를 선택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북미 개봉 당시 경쟁작들을 제치고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한 것을 비롯해 4주간 TOP5 자리를 지키며 전 세계 흥행 수익 2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처럼 해외에서 얻은 좋은 반응에 국내 관객들의 호감도와 기대치가 높아지고 그러면서 관객들이 영화를 선택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개봉 이후 화끈하게 재밌는 영화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나우 유 씨 미’는 개봉 나흘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흥행 순항 중이다.
sunh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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