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의 핵심 재미요소...PVP 변천사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3.08.28 09: 34

예로부터 온라인 게임에서 꼭 빠지지 않는 요소가 있다면 바로 ‘PvP(유저 간 대결, Player vs. Player)’이다. 레벨과 장비 외에 상대방의 위에 올라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며, 승리했을 경우 큰 쾌감을 얻을 수 있기에 승부욕이 강한 한국 게이머들에게 특히 인기있는 콘텐츠이기도 하다.
아무런 제한이 없는 PvP에서부터 시작해 상호 동의를 얻어야 하는 제한적 PvP, 적과 아군의 개념을 넣어 PvP의 당위성을 부여한 ‘RvR(Realm vs. Realm)’ 등 다양한 PvP 콘텐츠를 넣은 게임들이 등장했으며, 최근에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자유롭게 상대방과 싸울 수 있는 게임들이 등장해 PvP를 즐기는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그 동안 다양하게 변화해 온 온라인게임 PvP의 역사를 간단하게 짚어보도록 하자.

▲ “다 덤벼”, 누구든 공격할 수 있다! ‘무제한 PvP’
초창기 MMORPG들은 PvP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어디서든 상대를 가리지 않고 싸움을 걸어 상대방을 죽일 수 있었다. 약간의 페널티가 있긴 했지만 그렇게 크지 않았으며, 상대방이 죽었을 경우 아이템이나 돈을 떨어뜨리는 게임들이 많았기에 이를 노리고 PvP를 하는 유저들도 많았다. 또한 당시에는 PvP보다는 ‘PK(Player Killing)’로 불리는 일이 많았기에 이런 유저들을 ‘PK유저’라고 칭했으며, 그 정도가 심한 유저는 ‘살인자’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처럼 현실에서라면 ‘범법 행위’로 분류될 법한 행위들이 PvP를 통해 자행되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유저들은 PvP를 기피했다.
‘리니지’와 ‘울티마 온라인’이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온라인게임이었다. 리니지의 경우 당시에는 죽을 경우 장비를 랜덤하게 떨어뜨리는데, 이를 노리고 일부 유저들이 뭉쳐 산적단, 강도단 등을 조직해 전문적으로 PK를 일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PK로 비싼 무기를 빼앗겨 심장마비로 병원에 실려간 사람’과 같은 소문이 퍼질 정도였다. 높은 자유도를 자랑하던 울티마 온라인 역시 자유로운 PvP가 가능했다. 게다가 죽을 경우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 모두 시체에 남았기 때문에 이를 노리는 유저들이 많았다.
하지만 당시 PK로 유명했던 유저들은 조금 독특한 유저들이 많았으며, 그들에게 황당하게 당했던 기억을 현재에 와서는 추억으로 기억하는 게이머들도 많다. 특히 울티마 온라인은 아직도 부활을 바라는 게이머들이 있을 정도이다.
▲ “우리 진영의 승리를 위해!”, 진영 간 PvP, RvR의 등장
자유로운 PvP가 주는 재미는 적지 않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심했으며, 이를 싫어하는 유저들이 게임을 떠나는 현상까지 나타나기도 했다. 때문에 이후에는 상호 동의를 얻어야만 PvP를 할 수 있도록 하거나 악의적인 PK를 막기 위해 PvP로 죽을 때의 페널티를 크게 줄이는 등 PvP에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다가 종족이나 진영을 나누어 다른 종족, 진영끼리는 자유로운 PvP를 할 수 있게 한 RvR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저 ‘아이템을 뺏기 위해’, ‘상대 유저가 맘에 안들어서’, ‘재미로’ 등과 같은 이유보다는 게임의 스토리나 설정에 따라 자신의 종족과 진영을 위해 상대 유저를 공격하게 되면서 PvP는 어느 정도 당위성을 갖게 되었으며 하나의 정립된 콘텐츠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플레이어가 호드와 얼라이언스 두 진영으로 나뉘고 전쟁서버의 필드와 전장 지역 등에 따라 다른 진영 간의 자유로운 PvP가 가능하다. 죽더라도 경험치나 장비를 떨구는 일이 없으며 서로 말도 통하지 않기 때문에 욕설이 오고가는 일도 보기 힘든 편이다. 진영의 입장도 다르고 서로를 죽여야 할 명분도 확실하기 때문에 PvP를 통해 게임을 더욱 몰입해서 즐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키에이지’에서는 동대륙과 서대륙으로 나뉘어 대립한다. 중립 지역에서만 서로를 공격할 수 있으며 세력 간의 PvP가 빈번히 일어나게 되면 해당 지역의 상태가 분쟁을 거쳐 전쟁 상태로까지 변화한다. 이런 지역들 중에는 퀘스트를 위해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지역도 있기 때문에 분쟁이 자주 일어나는 편이다. 또한 최근 추가된 국가 시스템을 통해서 기존 세력의 우호 관계를 새롭게 설정할 수도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기존에는 적대하던 세력이라도 한 편이 되어 싸울 수 있고 우호 세력이었더라도 필요에 따라서는 적으로 돌려 공격할 수 있는 등 능동적인 RvR을 지원하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블소)'에서는 무림맹과 혼천교 등 각 세력을 선택해서 세력간의 PvP를 즐길 수 있다. 그 밖에 게이머 간의 실력을 겨룰 수 있는 ‘천하제일 비무대회’도 처음 선보인다. ‘천하제일 비무대회’는 1:1 전투와 3:3 다중전투를 즐길 수 있는 시스템으로 캐릭터 레벨이 낮더라도 45레벨의 특성치가 적용되며 본인의 무기와 수련 스킬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 원점으로의 회귀, 매니아들을 위한 자유로운 PvP의 부활
최근에는 MMORPG 초기의 아군과 적군에 관계 없이 공격할 수 있었던 자유로운 PvP를 내세우는 게임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이런 게임들은 PvE 콘텐츠뿐 아니라 PvP를 매니악하게 즐기는 게이머들을 위한 PvP 중심의 콘텐츠를 다수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27일부터 1차 테스트를 진행 중인 ‘다크폴: 잔혹한 전쟁’은 그런 게임들 중에서도 좀 더 매니악한PvP 유저들을 위해 등장한 게임이다. 파티원을 제외하면 누구든 죽일 수 있으며 죽인 상대방의 아이템을 모조리 빼앗을 수도 있는, 게임의 부제처럼 ‘잔혹한 PvP’를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동시에 게임이 서비스되는 일본과의 국가전도 빼놓을 수 없다. 축구, 야구 같은 스포츠에서도 꼭 이겨야만 하는 라이벌로 여겨지는 일본과의 국가전은 그 동안의 어떤 게임들보다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특히 플레이어의 실제 국적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나라의 편에 설 수 있기 때문에 일본 내 친한파, 한국 내 친일파가 등장해 국가전의 변수로 등장할 수도 있어 재미를 더한다.
scrapp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