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3년 차다.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니다. 이제는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할 때가 됐다. 고양 오리온스의 포워드 최진수(24)다.
최진수는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안 좋았던 오른쪽 어깨에 재수술을 받았다. 요즘은 무더위와 싸우며 재활운동에 한창이다. 프로아마 최강전 오리온스 벤치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뛸 수 있는 몸 상태는 아니다.
최진수는 “현재 몸상태는 65%다. 오전에 재활하고 오후에 또 재활을 한다. 야간에는 개인운동을 한다. 주로 슈팅과 웨이트를 한다”며 근황을 공개했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대학농구 디비전1에서 뛰었던 최진수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데뷔시즌 그는 14.4점, 4.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한국농구를 책임질 대형포워드로 꼽혔다. 2년차 시즌 초반에는 14.9점, 6.9리바운드를 잡아내며 기량이 늘었다.
그런데 경기 중 당한 어깨부상이 문제였다. 수술을 받고 오랜만에 복귀했지만 몸이 예전 같지 않았다. 기록도 11.3점. 4.7리바운드로 뚝 떨어졌다. 최진수는 2년차 시즌에 대해 “부상 때문에 다 꼬였다. 부상만 아니었으면 괜찮았다 몸 상태도 좋았고 자신감이 있었다. 어깨를 다치고 위축됐고 게임도 안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농구공을 잡은 후 최진수는 줄곧 최고였다. 국내엔 적수가 없어 미국유학을 떠나기도 했다. 마른체형이지만 강단이 있는 최진수는 골밑 몸싸움을 기피하지 않는다. 외국선수를 상대로도 덩크슛을 시도하던 그다. 하지만 어깨가 다친 뒤에는 도리가 없었다.
외곽으로 겉돈다는 지적을 하자 최진수는 “맨 처음에 어깨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뛴 감이 있다. 그 때는 몸싸움을 기피할 수밖에 없었다. 5,6라운드에는 계속 진통주사를 맞으며 참고 뛰었다. 어깨가 다 나으면 다를 것”이라며 이를 갈았다. 맘에 들지 않는 자신의 플레이를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다.
오세근, 김선형과 함께 최진수는 침체된 한국농구를 살릴 3인방으로 꼽힌다. 세 선수는 국가대표팀에서도 향후 10년을 책임질 재목으로 뽑힌다. 하지만 지난 아시아선수권에서는 김선형만 뛰었다. 오세근과 최진수는 부상으로 빠졌다.
최진수는 “게임을 봤다. 잘하는 선수가 많아서 부상이 없었어도 내가 뽑혔을지 모르겠다. 앞선 수비나 로테이션이 정말 좋더라...”며 아쉬워했다. 한국농구의 성공을 축하하면서도 자신이 일원이 되지 못한 아쉬움이다.
다음 시즌 목표는 뭘까. 최진수는 “부상 없이 하고 싶다. 작년에 6강 때 너무 어이 없게 졌다. 올해는 6강 이상 가고 싶다. 작년에 개인성적도 너무 안 좋았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오세근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다. 데뷔시즌 라이벌로 꼽힌 두 선수는 2년차 때 오세근이 시즌을 통째로 쉬는 바람에 한 번도 붙지 못했다. 최진수는 “(오)세근이 형이 워낙 운동을 좋아하니까 아마 뛸 거다. 그런데 앞으로 1~2년 농구할 것도 아닌데 아픈 걸 참고 뛰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나랑 오래 볼 사이 아닌가?”라며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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