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확장 엔트리’로 선두 탈환 승부수 던진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8.28 13: 30

“야수진과 투수진 모두 2군에서 보고 받고 있다. 빠르면 31일 부산 원정부터 동행할 계획이다.”
LG가 오는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확장 엔트리’로 선두 탈환을 향한 승부수를 던지려 한다. LG 김기태 감독은 27일 잠실 넥센전을 앞두고 “일단 일요일까지 선발투수는 다 짜놓았다. 초안은 정해졌는데 오늘과 내일 경기 흐름에 따라 투수진을 운용할 것이다. 일단 투수들 대부분이 대기한다. 1일부터 적용되는 확장 엔트리도 넥센과 2연전 경기 내용에 따라 판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LG는 선발투수 우규민이 5⅓이닝을 소화한 후 1사 2루에서 좌타자 서동욱에 맞춰 선발투수 신재웅을 투입했다. 언뜻 보면 29일과 30일 휴식을 염두에 둔 선발투수 1+1 전략. 하지만 신재웅은 서동욱의 대타 유한준을 고의4구로 출루시키고 문우람을 2루 땅볼로 잡은 뒤 유원상과 교체됐다. 그리고 유원상은 타자 10명을 연속으로 범타 처리하며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경기 내내 1점차로 끌려간 만큼, 총력전보다는 불펜 필승조를 아끼는 방향으로 마운드를 운영한 것이다. 경기 후 차명석 투수코치는 신재웅의 기용에 대해 “실전 경험이 오래돼 마운드에 올렸다. 긴 이닝을 맡길 생각은 하지 않았다. 신재웅은 불펜보다는 선발 체질이다”고 밝혔다.
신재웅은 지난 18일 KIA전 선발 등판 이후 9일 만에 실전에 나섰고 넥센전 투구수는 고의4구 포함, 10개에 불과했다. LG는 28일 넥센과 2연전 두 번째 경기에 레다메스 리즈를 선발투수로 예고한 상황, 여전히 마운드 운용에 대한 여유가 있다. 불펜을 아꼈고 29일과 30일 휴식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총력전을 펼칠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LG가 이번에도 총력전에 임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분명한 점은 LG가 1위 탈환을 향해 승부수를 던질 시기가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김기태 감독은 넥센전보다는 엔트리 확대가 실시되는 9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야수진과 투수진 모두 2군에서 보고 받고 있다. 빠르면 31일 부산 원정부터 동행할 계획이다”면서 “우규민이 일요일(1일)에도 선발 등판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초안은 있지만 역시 넥센과 2연전 마운드 진행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엔트리 확대에 의한 콜업 후보를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현재 2군에 있는 최성훈 임찬규 김선규 이대형 조윤준 황선일 최영진 주키치 등이 향후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확률이 높다.
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질주하고 있는 LG지만, 불펜진은 좀처럼 100%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셋업맨 유원상은 WBC 후유증으로 긴 시간 동안 2군에 있었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올 시즌 불펜진의 한 축을 담당할 것 같았던 영건 최성훈도 어깨와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렸다.
정현욱-이동현-봉중근 필승조와 류택현-이상열 베테랑 좌완 릴리프라인이 굳건하게 팀 승리를 지켜왔으나, 갈수록 이동현과 봉중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유원상이 구위를 회복한 가운데 최성훈까지 정상 컨디션으로 합세한다면, LG 불펜진은 최종 진화를 이룬다. 롱맨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임찬규, 후반기 존재감을 알린 김선규 또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이대형 조윤준 황선일 등의 야수들도 엔트리를 폭넓게 사용하는 김 감독의 스타일을 생각하면 쏠쏠한 역할이 주어질 것이다. 이대형은 주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물론, 상황에 따라 대주자와 대수비로, 조윤준 황선일 최영진은 교체 카드로 가능하다.
LG는 시즌 종료까지 26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선두 삼성에 1.5경기차로 뒤진 상황. 삼성과는 아직 3번의 맞대결이 남아있다. 지난 2년 동안 삼성은 지금 시기에 이미 1위를 향한 9부 능선을 넘었었다. 하지만 올해는 LG가 기적 같은 도약을 이뤄 9월에도 삼성과 선두경쟁을 펼칠 기세다. LG는 8월 31일부터 9월 20일까지 18경기를 치르는데 월요일을 제외하면 휴식일이 없다. 확장 엔트리를 적극적으로 이용, 페이스 조절과 선두 탈환을 동시에 노릴 시점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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