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괜찮을거야".
한화 김응룡(72) 감독은 요즘 부쩍 '내년 시즌' 이야기를 자주 한다. 28일 현재 30승66패1무로 8위 NC에 10.5경기차 뒤진 최하위에 머물러있는 한화는 최하위가 확정적이다. 올 시즌 남은 기간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지만 이제 시선은 내년 시즌을 향할 수밖에 없다. 이미 시즌 후 제주도 마무리훈련 일정을 잡아놓으며 강도 높은 담금질을 예고하고 있다.
김응룡 감독은 "내년에 군제대 선수들이나 신인들이 많이 들어온다. 이제 우리는 빠져나갈 전력이 없다. 하나하나 들어올 전력들만 있으니 올해부보다는 괜찮을 것이다. 올해 신인급 선수들의 기량도 많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력 누수가 심했지만 이제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

김 감독의 말대로 한화는 올 시즌을 끝으로 군에서 안영명·윤규진·구본범·허유강·이희근·김회성 등이 돌아오고, 신인 선수로는 황영국·최영환·김민수 등이 가세한다. 아직 확실하게 계산이 서는 선수는 없지만, 들어올 전력이 많다는 것 자체가 기존의 선수들에게 자극이 되고 벤치는 선택 폭이 넓어진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양훈이 군입대했으며 박찬호가 현역 은퇴를 선언한 바람에 지난해 선발 3명이 한꺼번에 이탈했다. 김응룡 감독은 "선발 3명이 빠지면서 이것저것 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 시즌 초반에는 선발들이 무너져 어려운 경기를 치러야 했다"고 되돌아봤다.
하지만 최근에는 송창현·윤근영 등이 선발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이태양과 조지훈도 선발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포수 엄태용처럼 주전으로 자리 잡아가는 어린 선수들도 있다. 우여곡절이 참 많았지만 그 와중에 가능성있는 어린 선수들이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게 올해의 소득이라고 할 만하다.
김 감독은 "이제 어느 정도 선수 파악이 됐다. 내년에는 투수진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혁민의 경우 마무리도 생각하고 있다. 올해는 송창식이 마무리를 계속 맡아야겠지만, 내년에는 전체적인 보직 변경도 한 번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1년간 선수단과 함께 하며 어느 정도 특성을 파악했고, 시행착오를 확실하게 줄이겠다는 생각이다.
김응룡 감독은 내년 시즌을 끝으로 2년 계약이 만료된다. 올 한해 최악의 성적으로 위기감이 감돌았지만 한화 구단 수뇌부는 최근 김응룡 감독에 대한 재신임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감독의 시선은 이미 2014년은 명예회복을 향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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