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 잠시 잊고 있었던 불운의 아이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28 14: 37

평균자책점 1.72라는 성적은 평균적으로 봤을 때 9이닝당 2점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런 투수가 28경기에서 13승 밖에 거두지 못했다면 불운한 것이 맞다. 클레이튼 커쇼(25, LA 다저스)가 잠시 잊고 있었던 자신의 불운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커쇼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5⅔이닝 동안 7피안타 3볼넷 9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8패(13승)째다. 1.72의 평균자책점을 유지한 것은 한 가닥 위안이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타선은 커쇼를 다시 한 번 외면했다.
최근 커쇼는 11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 중이었다. 자신의 개인 신기록이었다. 이 기간 중 커쇼는 8승2패 평균자책점 1.27의 환상적인 성적을 뽐냈다. 이 경기 전까지는 16이닝 무실점, 3경기 연속 승리이기도 했다. 상대가 약체 컵스였기에 시즌 14승에 대한 기대도 컸다.

하지만 커쇼는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물론 자신의 투구 내용이 최근 들어 가장 좋지 못한 것도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3타수 무안타로 절대적인 강세를 뽐냈던 카스트로에게 5회 적시타를 맞기도 했다. 6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것은 지난 4월 24일 뉴욕 메츠전(5이닝) 이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5회까지 1실점으로 꾸역꾸역 버텼음을 감안하면 타선의 득점 지원이 아쉬웠다. 선취점을 냈다면 커쇼의 투구내용은 어떻게 바뀌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3연승 기간 중 다저스 타선은 커쇼에 비교적 여유 있는 점수를 안겨줬다. 12일 탬파베이전에서는 8득점, 18일 필라델피아전은 5득점, 그리고 23일 마이애미전은 6득점이었다. 여기에 모두 4회 이전 선취점을 안김으로써 커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불운은 다저스 타선의 활화산과 함께 사라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날은 커쇼를 불운에 떨게 하던 타선의 무기력함이 다시 드러났다. 다저스의 첫 득점은 커쇼가 강판한 뒤인 6회 나왔다. 이로써 커쇼는 올 시즌 28경기에서 자신이 마운드에 있을 때 14번이나 2점 이하의 득점 지원을 받았다. 불운은 여전했다.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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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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