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가 상위 스플릿 진출을 확정지으며 지난해 아픔을 깨끗이 털어냈다.
인천은 28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5라운드 홈경기서 1-1로 팽팽하던 후반 28분 디오고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수원을 3-1로 물리쳤다.
인천(승점 41점)은 이날 승리로 8위 성남(승점 37)과 격차를 4점으로 벌리며 남은 전북전 결과에 상관없이 상위 스플릿 행을 확정했다. 도시민구단 중 유일하게 그룹 A행 티켓을 따내는 순간이었다.

인천은 지난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시즌 초반 전임 허정무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지만 후임 김봉길 감독 부임 이후 무서운 상승세를 달렸다. 상위 스플릿 고지가 눈앞에 보였다.
하지만 간발의 차로 상위 스플릿 티켓을 놓쳤다. 스플릿 가동 직전 마지막 경기서 비긴 것이 화근이었다. 제주와 마지막 경기서 뼈아픈 0-0 무승부를 기록한 인천은 결국 경남에 골득실에 뒤지며 상위 스플릿 티켓을 내줬다.
인천은 승점 1점에 천양지차의 무대를 경험해야 했다. 앞선 경기를 포함해 19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렸지만 9위 이상으로 올라갈 수는 없었다. 인천은 결국 지난 시즌 하위 스플릿 최고 순위인 9위를 기록했다. 인천이 거둔 승점 68점은 상위 스플릿 5위 울산에 승점 1점 뒤진 6위 제주에 승점 4점 앞선 대단한 기록이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절치부심했다. '봉길매직' 김봉길 감독을 필두로 선수단이 하나로 똘똘 뭉쳤다. 김남일, 설기현, 이천수 베테랑들이 한발 더 뛰는 솔선수범을 보였고, 이석현 한교원 남준재 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시즌 초반까지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심판 판정 논란 등으로 부침을 겪었다. 판정에 항의를 하던 김봉길 감독과 주축 선수들이 퇴장과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면서 순위표 6위까지 하락했다. 지난 시즌의 악몽이 떠올랐다. 자칫 잘못하면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었다.
설상가상 상위 스플릿 고지를 앞두고 최근 흐름도 좋지 않았다. 홈 2연패 및 3경기 연속 무승으로 침체에 빠졌다. 게다가 상대는 천적 수원이었다. 최근 4경기서 모두 패했고, 역대 전적에서도 3승 5무 16패로 절대 열세를 안고 있었다. 수원에 패한다면 지난 시즌의 악몽을 되풀이 할 수도 있었다.
필승의 각오로 임했다. 전반 1분 만에 이석현이 선제골을 만들어냈고, 이후에도 주도권을 움켜쥐었다. 후반 21분 산토스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디오고가 곧바로 추가골을 넣었고 후반 추가시간엔 한교원이 쐐기골까지 넣으며 결국 상위 스플릿 진출이라는 달콤한 결실을 맺었다. 지난 시즌의 아픔을 깨끗이 씻어낸 쾌거였다.
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