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가 마라냥의 2골에 힘입어 부산 아이파크에 역전승을 거두고 상위리그 진출을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박경훈 감독이 지휘하는 제주는 28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5라운드 부산과 원정경기서 2-1로 승리를 거뒀다. 마라냥의 2골에 힘입어 역전승을 차지한 제주는 9승 9무 7패(승점 36)를 기록하며 7위 부산(승점 37)과 승점 차를 1점으로 좁혔다.
최근 2경기 연속 무승(1무 1패)의 부진을 끊은 제주는 9위에 머물렀지만 막판 뒤집기로 마지막 26라운드에서 상위리그 진출을 노리게 됐다. 제주를 상대로 최근 5연패 및 6경기 연속 무승(1무 5패)을 당한 부산은 7위 자리는 지켰지만, 이날 승리한 성남과 승점이 같아져 상위리그 진출 여부를 26라운드에서 결정짓게 됐다.

상위리그 진출을 원하는 부산과 제주는 승점 3점이 반드시 필요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운영은 하지 못했다. 선제 실점이라도 할 경우 두 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경기 전 양 팀 감독은 "냉정이 필요하다"며 차분하게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냉정함을 잘 유지한 쪽은 부산이었다. 부산은 전반 초반부터 제주와 중원 싸움에서 밀리며 점유율이 40% 초반을 간신히 유지했다. 하지만 수비를 두텁게 하며 골문을 틀어 막았다. 제주가 침투 패스를 이용해 부산의 골문을 열어보려 했지만 생각처럼 되지는 않았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냉정을 잃은 쪽은 제주였다. 7위 싸움에서 가장 승점이 뒤처져 있는 제주로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제주의 조급함은 경기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은 계속됐지만 문전에서 결정력 저하로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반면 부산은 힘들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36분 장학영이 골라인 근처까지 돌파한 뒤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김익현이 가슴으로 잡은 뒤 왼발 슈팅으로 연결, 반대쪽 골망을 갈랐다. 지속적으로 공격을 펼치던 제주로서는 단 한 번의 역습에 선제골을 내준 것이었다.
전반 종료 직전 페드로의 슈팅이 골키퍼 이범영의 손에 맞고 크로스바를 때리는 등 불운에 시달린 제주는 선수 부상이라는 불운이 찾아왔다. 하프타임에는 전반전에 부상을 당한 장원석을 빼고 마다스치를 투입했고, 후반 8분에는 홍정호의 허리 부상으로 권순형이 투입됐다.
하지만 불운만 계속된 것은 아니었다. 계속된 불운 속에서도 계속 공격을 펼친 제주는 드디어 부산의 골문을 열기 시작했다. 후반 11분 박스 왼쪽으로 침투한 페드로가 슈팅한 것이 이범영의 손에 맞고 나오자, 반대편에서 기다리고 있던 마라냥이 놓치지 않고 왼발로 밀어 넣었다.
동점골이 터지자 제주는 상승세로 접어들었다. 불과 4분 뒤에는 부산의 공격을 차단한 뒤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 오승범이 내준 공을 마라냥이 잡아 오른발 슈팅으로 또 다시 부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순식간에 두 골을 허용하며 역전을 당한 부산은 선수 교체로 분위기를 바꿔 보려 했다. 부산은 후반 13분 파그너를 빼고 한지호를 넣었고, 후반 19분에는 김익현 대신 박용호를 투입하면 전반적으로 변화를 주었다.
하지만 부산의 선수 교체는 큰 효과가 없었다. 점유율은 다소 늘었지만, 제주 문전에서의 슈팅 기회는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오히려 제주의 스피드를 내세운 공격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결국 부산은 후반 31분 마지막 선수 교체로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31분 이정기 대신 호드리고를 넣어 더욱 공격을 강화한 것. 그러나 부산의 슈팅 횟수는 늘어나지 않았다. 부산은 경기 막판 제주 골문을 향해 거센 공격을 펼쳤지만, 득점에 실패하며 1-2로 경기를 마쳐야 했다.
■ 28일
부산 아이파크 1 (1-0 0-2) 2 제주 유나이티드
▲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
△ 득점 = 전36 김익현(이상 부산) 후11 마라냥 후15 마라냥(이상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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