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타자는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뽐냈고 야수들도 수비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넥센이 28일 잠실 LG전에서 4-3으로 승리, 연이틀 LG를 꺾고 시즌 55승(46패 2무)에 성공, 두산과 동률을 이루며 공동 3위가 됐다. 지난 4일 광주 KIA전 이후 23일 만에 3위에 자리했다.
승리의 주역은 전날과 비슷했지만, 경기 내용은 이날이 더 짜릿했다. 넥센은 4회까지 오재영의 호투로 순조롭게 승리에 다가갔으나 5회말 LG에 순간적으로 3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넥센은 LG에 역전당한 후 6회초와 7회초 리즈에게 연속 삼자범퇴를 당하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넥센은 8회초 LG 필승조 이동현을 공략하며 다시 승기를 잡았다.
이택근이 이동현에게 2루타를 날렸고 박병호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이동현의 142km 낮은 직구에 좌월 투런포를 폭발시키며 4-3으로 역전했다. 이로써 박병호는 시즌 25호 홈런을 기록하며 SK 최정을 제치고 홈런 부문 단독 선두에 자리했다. 또한 전날 경기 1회초 결승타를 날린 데 이어 이날도 팀 승리를 이끄는 한 방을 기록했다.
호수비 퍼레이드도 반복됐다. 장기영은 이번에도 넓은 수비를 뽐내며 LG의 안타를 빼앗았다. 8회초 역전의 발판을 만든 이택근 또한 수비서 돋보였다. 이택근은 8회말 1사 1, 2루서 이진영과 정성훈의 안타성 타구를 모두 잡아내 LG의 마지막 추격을 뿌리쳤다. 좌중간을 가르는 정성훈의 타구가 이택근의 글러브의 들어갔고, 경기는 이대로 마무리됐다.
이로써 넥센은 미리 보는 가을잔치에서 뜻 깊은 승리를 따냈다. 순위 경쟁이 여전히 안개정국이지만, 포스트시즌을 한 달 앞두고 고도의 집중력을 보인만큼,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다. 특히 LG전 10승 5패로 절대적 우위를 점해, LG와 서울 라이벌전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는데 박병호의 결승 홈런으로 기분좋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며 "어제 오늘 선수들 수고 많았고 훌륭한 집중력을 보여줬는데 계속 이어나갔으면 좋겠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결정적 한 방으로 팀 승리를 이끈 박병호는 "1점차로 지고 있었던 상황이 매우 중요했는데 어떻게든 쳐내겠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있었다. (이)택근이 형이 어제에 이어 내 앞에서 출루해줘서 중요한 타점이 나왔다"고 홈런 순간을 돌아보면서 "선수 모두 이기려는 마음이 강하고 각자 역할이 강하기 때문에 오늘 경기에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drjose7@osen.co.kr
잠실 =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