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9회말 결정적인 실책으로 울었다. 예고된 실책이었다.
한화는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와 원정경기에서 3-4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0-2로 뒤진 경기를 한 때 3-2으로 뒤집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7회말 김혁민이 동점 솔로 홈런을 맞은 데 이어 9회말 수비 실책이 빌미가 돼 끝내기 안타를 맞고 무너졌다.
한화는 이날 선발 유창식이 4⅓이닝 4피안타 5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잘 막았다. 그러나 5회 1사까지 투구수가 104개를 던지며 투구수 조절에 실패했고, 5회부터 불펜진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5회 아웃카운트 2개를 김광수가 막은 뒤 6회초 공격에서 이양기의 볼넷과 최진행의 몸에 맞는 볼에 이어 송광민의 동점 적시 2루타와 고동진의 역전 희생플라이로 3-2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 1위의 SK를 상대로 6회 승부를 뒤집으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한화의 리드는 오래 가지 못했다. 6회말부터 구원등판한 김혁민이 7회말 박정권에게 우중월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허용한 것이다. 김혁민은 8회까지 추가실점 없이 막아냈으나 한화 타선도 박정배 이후 진해수-임경완-윤길현으로 이어진 SK 불펜에 막혀 점수를 내지 못했다.
이윽고 맞이한 9회말. 선두타자 박정권이 한화 구원 박정진의 공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며 2루 쪽으로 빗맞은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타구 속도가 너무 느렸다. 한화 2루수 이학준이 대시했지만 이미 타이밍이 늦었다. 내야안타 기록. 하지만 이학준은 무리하게 1루 송구로 승부를 걸었고, 그의 송구는 1루수 김태완의 키를 넘어 SK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박정권은 여유있게 2루까지 확보했다. 원히트 원에러.
졸지에 무사 1루가 무사 2루 위기로 돌변한 것이다. 한화는 박정진을 내리고 마무리 송창식을 올렸다. 김강민을 고의4구로 내보내 1루를 채운 뒤 이재원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다시 박재상을 고의4구로 거르며 만루 작전을 썼지만, 박진만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허무하게 끝내기 점수를 내줬다. 1루와 2루, 베이스 하나 차이였지만 결국 이날 승부를 가른 결정적인 실책이 됐다.
사실 예고된 실책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날 한화는 실책 2개를 저질렀는데 모두 2루수 이학준의 것이었다. 한상훈이 선발출장했으나 이학준이 7회초 대타로 출장, 7회말부터 2루 수비에 들어갔다. 7회에는 2사 1루에서 박재상의 땅볼 타구에 1루 송구가 낮게 들어가는 바람에 1루수 이양기가 미처 잡지 못했다. 덕아웃으로 공이 들어가 안전진루권으로 2·3루의 위기가 이어졌다.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불길한 징조였고, 결국 이학준은 9회말 또 같은 실수로 끝내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날 한화는 병살타 3개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투수력을 바탕으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그만 수비에서 무너졌다. 경기 종반 1점차 승부에서 확실한 수비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확실한 백업 수비수가 없는 한화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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