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위리그로 떨어져 1년을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다. 선수들이 부족한 감독을 잘 따라줘서 오늘 이렇게 좋은 날이 있는 것 같다."
인천은 28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5라운드 홈경기서 1-1로 팽팽하던 후반 28분 디오고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수원을 3-1로 물리쳤다.
인천(승점 41점)은 이날 승리로 8위 성남(승점 37)과 격차를 4점으로 벌리며 남은 전북전 결과에 상관없이 상위 스플릿 행을 확정했다. 도시민구단 중 유일하게 그룹 A행 티켓을 따내는 순간이었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지난해 마지막 경기서 골득실에 뒤지며 하위리그로 떨어져 1년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선수들이 부족한 감독을 잘 따라줘서 오늘 이렇게 좋은 날이 있는 것 같다. 선수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천은 지난해 아픈 기억을 안았다. 간발의 차로 상위 스플릿 티켓을 놓쳤다. 스플릿 가동 직전 마지막 경기서 비긴 것이 화근이었다. 제주와 마지막 경기서 뼈아픈 0-0 무승부를 기록한 인천은 결국 경남에 골득실에 뒤지며 상위 스플릿 티켓을 내줬다.
하지만 인천은 '봉길매직'이라는 신드롬을 만들어내며 결국 상위 스플릿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선수들이 일단 잘해줘서 그런 찬사를 듣는 것"이라며 겸손의 미덕을 보인 뒤 "훈련할 때 '상대 약점에 맞는 선수가 누구일까. 우리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은 어느 정도일까'를 그리곤 했는데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비결을 밝혔다.
원대한 야망도 드러냈다. 김 감독은 "1차 목표가 상위리그 진출이라 그간 말을 상당히 아낀 부분이 있었다. 이젠 시민 구단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ACL에 꼭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상위 스플릿 진출의 일등공신이었던 이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석현이 초반에 페이스가 좋았다가 여름에 떨어졌는데 프로 적응기라고 생각한다. 오늘 한 건 할 것 같았는데 득점과 함께 내용도 좋았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어 김남일 설기현 이천수 등 월드컵 3인방에 대해서는 "이천수는 죽기 살기로 뛰었다. 김남일과 설기현도 체력적으로 상당히 힘든 시기인데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도록 뛰어준 게 상당히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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