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전에서 잘 막았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
골이 터진 경기에서 골키퍼가 주목을 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김승규(23, 울산)는 요새 '핫'한 자신의 주가를 다시 한 번 증명하며 '동해안 더비'의 또다른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울산 현대는 2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5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1위 포항(14승 7무 4패, 승점 49)을 상대로 승점 3점을 추가하며 13승 6무 6패(승점 45)를 기록, 같은 날 무승부를 기록한 전북(승점 45)과 서울(43)에 앞서 2위로 올라섰다.

이날 승리를 이끌어낸 일등공신은 김승규였다. 포항 선수들의 잘 때린 슈팅은 번번이 김승규의 손에 걸렸다. 탄력적인 움직임과 정확한 위치 파악으로 포항의 골 시도를 번번이 좌절시킨 김승규는 상대팀 황선홍 감독에게서도 칭찬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본인은 여전히 겸손했다. 김승규는 "우리 팀이 요근래 들어 실점도 많고 해서 합숙도 하루 일찍 들어왔다. 무실점으로 이긴 것이 가장 좋다"며 팀의 무실점 승리에 대한 기쁨을 먼저 털어놨다. 상대인 포항에 대해 좋은 기억이 있었던 것 이날 활약할 수 있었던 이유다.
김승규는 데뷔전이었던 2008년 11월 포항과 6강 플레이오프 경기서 김영광 대신 승부차기에 나섰다. 그리고 놀라운 선방을 선보이며 짜릿한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18세에 불과했던 김승규의 활약으로 울산은 포항을 꺾고 플레이오프 승리를 거뒀다. 2011년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포항과 만났을 때도 김승규는 여지없이 '거미손' 활약을 선보였다.
좋은 기억은 머리보다 몸에 더 선명하게 남는 법이다. 김승규는 "데뷔전때 승부차기 포항이랑 해서 승부차기 막고, 2011년 플레이오프 때도 포항이랑 해서 잘 막아서 자신감 있었다"며 포항전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대표팀에 선발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김승규다. 하지만 김승규는 "올 초까지만 해도 경기를 계속 나가는 선수가 아니었다. 경기를 뛰게 된 것도 어떻게 보면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만큼 경기력으로 보답해야한다고 생각해서 더 집중하고 있다"며 "경기력은 꾸준히 뛰어서 좋아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표팀이라는 큰 경험을 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긴 것이 안정감이 생긴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costball@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