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지드래곤, 카라.
이들은 모두 오는 9월2일 정오 신곡을 발표하는 가수들이다. 따로 나와도 음원차트 1위를 '보장' 받는 이들이 굳이 한날 한시에 신곡을 내고 '피 튀기는' 경쟁에 돌입한 것. 그동안 음원사이트 추천 확보 및 1위 즉시 진입 등을 목표로 대형 가수끼리의 동시컴백을 최대한 피해온 가요계에선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같은 격돌은 지난 6월 29일에도 벌어졌다. 걸그룹 음원강자로 꼽히는 브아걸과 에프엑스가 이날 동시에 신곡을 냈다. 두 그룹 모두 음원을 냈다 하면 음원차트 1위로 시작하는데, 굳이 같은 날 같은 시각 음원을 발표해 경쟁을 불사했다.

핵심은 '월요일'이다. 가수들이 라이벌과의 경쟁을 피하는 것보다 월요일 음원발표를 더 중시하기 시작한 것. 최근 대형 컴백은 모두 월요일에 이뤄지고 있다. 2NE1의 '폴링 인 러브'가 발표된 7월8일, 엑소의 '으르렁'이 발표된 8월5일, 승리의 '할말있어요'가 공개된 8월19일 모두 월요일이다. 박진영이 선공개곡에 이어 타이틀곡을 발표하는 날짜도 오는 9월9일, 월요일이다.
업계에선 이 월요일 전략이 음악 순위제 부활과 관계 깊은 것으로 풀이한다. MBC '쇼!음악중심'과 SBS '인기가요'가 음원 성적 반영의 비중을 높이면서 음원발표일을 주초로 당기는 게 유리해진 것. 하루라도 더 팔아서 주말 음악프로그램 순위에 반영하겠다는 전략이다.
월요일 전략은 퍼포먼스 선공개 전략을 수반하고 있다. 전주 목요일부터 시작되는 음악방송 컴백에 먼저 나서게 되는 것.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로 불발되긴 했지만 2NE1이 '폴링 인 러브' 발매에 하루 앞서 7월7일 SBS '인기가요' 컴백을 예정했었고, 엑소도 '늑대와 미녀', '으르렁' 모두 발매 전주에 각 방송사서 컴백 무대를 공개했다. 에프엑스도 '첫사랑니'의 컴백 무대를 4번이나 소화하고 음원을 발매했으며, 브아걸도 '인기가요'에서 컴백을 한 다음날 음원을 냈다. 선미도 '24시간이 모자라'의 뮤직비디오와 컴백 무대가 먼저 오픈됐다. 그리고 이들 곡들은 모두 성공을 거뒀다. 특히 '첫사랑니'와 '24시간이 모자라'는 컴백 무대 공개와 음원 발매에 1주간의 간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음원차트 올킬이 가능하기도 했다.
이 전략은 컴백 2주차에 성적을 '몰빵'하기도 쉽다. 아무리 컴백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얻더라도, 컴백 무대에서 1위를 거머쥐기는 쉽지 않은 일. 그래서 컴백 무대를 하면서도 음원은 꽁꽁 숨기고, 그 다음주 음원 성적을 극대화하기 위해 2주차 월요일에 음원을 공개하는 것이다.
최근 뒷심을 발휘 중인 엑소의 '으르렁'은 예외지만, 대체적으로 히트곡 수명이 짧아져 발표 3주차부터는 1위 후보곡이 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음원차트 정상을 유지하는 것도 3일을 넘기 힘들기 때문에 음악 방송 1위는 2주차에 '거의 유일한 기회'를 맞는 것으로 풀이된다.
음악방송 순위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독특한 전략은 더 나올 전망. 가요관계자들은 "경쟁이 워낙 치열해져, 목표한 시기에 1위를 하지 않으면 사실상 실패로 봐야한다. 1위를 위한 치밀한 전략은 더 개발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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