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막장 전문'이라 불리며 칭송과 비난을 동시에 받는 임성한 작가가 자신의 극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극본 임성한, 연출 김정호 장준호)를 통해 또 한번 '막장'에 대한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28일 방송된 '오로라 공주'에서는 왕여옥(임예진 분)과 노다지(백옥담 분)의 대화를 통해 '미국드라마도 막장이다'라는 의견을 낸 것.
왕여옥은 스타일리스트인 예비 며느리 노다지에게 헤어스타일에 대한 조언을 구했고, 노다지는 "미국 드라마 보면 환갑이 지나도 긴 머리를 늘어트리지 않냐"며 왕여옥에게 긴 헤어스타일을 권했다.

이에 왕여옥은 "그건 미국이라 그런 거다"라며 "사실 미드야 말로 막장이다. 한국 기자들은 미드는 완성도 높고 우리 드라마만 후진 걸로 쓴다. 그 유명한 '위기의 주부들'만 봐도 그렇다"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노다지는 "그 드라마는 오히려 약과다"라며 왕여옥의 말에 수긍했다. 헤어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드라마의 막장에 대해 논하는, 이른바 임성한식 '산으로 간 대화'가 또 한 번 등장했다. 짧은 분량이었지만 임성한 작가가 막장, 기자 같은 단어를 언급하며 자신의 비판적인 시각을 녹여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임성한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사회문화 전반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직접적으로 설파(?)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막장' 문제에 대해 본인 역시 민감한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앞서도 임성한 작가는 '오로라 공주'에서는 과연 '착한드라마'란 개념이 무엇이냐'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과연 막장이라 폄하되는 '오로라 공주'가 착한드라마라 불리는 경쟁작 SBS '못난이 주의보'와 얼마나 다른가를 꼬집은 것이다.
장면은 이랬다. 오로라(전소민 분)을 담당하는 분장팀장인 장푸르매(김예령 분) 일을 하던 도중 동료들에게 자신이 즐겨보고 있다는 드라마 얘기를 꺼낸다.
장푸르매는 "얼마 전에 여주인공 아빠가 재혼했는데 친구 딸과 했다. 남자 주인공은 산전수전 다 겪었다. 남자 주인공 아빠는 교도소 드나드는 잡범인데 첫사랑과 다시 만난다. 여자가 간호사인데 의사 남편 죽고 첫사랑 남자와 재혼한다. 보다 보면 눈물 나고 힐링 된다. 좀 있으면 남자주인공 출생비밀 나오겠더라. 형제간 삼각관계. 기자들도 착한 드라마라고 난리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일침. "그런 착한 드라마를 봐야 해. 막장 보지 말고."
이를 계속 난감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동료들은 "언니는 영혼이 맑아서 몰입이 잘 되나 보다"고 맞장구 치는 시늉을 하며 비아냥거렸다. 이 모습.
한편 '오로라 공주'는 최근 불륜과 이로 인한 가족 간의 갈등을 주된 내용으로 방송하면서 부부관계와 관련된 노골적인 대화, 저속한 표현 및 비속어 사용, 위장 임신 등 비윤리적인 내용을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방송한 사실이 있다라며 사과방송을 내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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