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부진의 늪에 빠진 KBS 2TV 수목 드라마 '칼과 꽃'이 종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종영을 단 3회 앞두고 있는 '칼과 꽃'은 영류왕(김영철 분)을 죽인 연개소문(최민수 분)에 칼을 겨눈 무영(김옥빈 분)의 모습이 그려지며 비극의 절정을 알렸다.
'칼과 꽃'은 무거운 극의 분위기를 이어가며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는 실패했지만, 비극의 한가운데 서 있는 김옥빈은 복수와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여인의 비참한 마음을 오롯이 전달했다는 평이다.

김옥빈은 극 초반 사랑을 쫓는 순수한 공주 소희로 분해 새로운 고구려 공주의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는 사랑을 경계하는 연충(엄태웅 분)에 적극적으로 다가가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후 김옥빈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연개소문에 맞서기 위해 남장을 한 무영으로 분해 복수만을 위해 사는 슬픈 운명의 공주를 연기하며 복수와 사랑 사이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칼과 꽃'은 고구려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리며 역사를 바탕으로 한 사극이라는 한계로, 시청자에 특별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5%대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고전의 이야기 구조를 그대로 옮겨놓은 '칼과 꽃'은 예상 가능한 전개와 시선을 끄는 특별한 이야기없이 흘러간 것.
하지만 증오를 뜻하는 칼과 사랑을 뜻하는 꽃 사이를 오가며 세차게 흔들린 김옥빈은 첫 사극 도전에도 입체적인 공주의 캐릭터를 차근히 분석해내며 자신만의 캐릭터로 완성, 호평을 이끌어냈다.
한편 연충과 무영의 사랑이 서로에 겨눈 칼끝을 거두고 꽃을 피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칼과 꽃'은 내달 5일 종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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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