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드라마 스페셜 '엄마의 섬'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반전과 가슴 뭉클한 사랑을 선사하며 안방극장에 묵직한 메시지까지 전했다.
지난 28일 오후 방송된 '엄마의 섬'은 4남매가 어머니의 생일, 외딴 섬의 어머니를 찾으며 시작됐다. 이들은 어머니의 생신 날 몸싸움을 벌이다 두 달 만에 돌아와서는 그 없는 빈 집에 상다리가 휘도록 차려진 차례상을 보고 안도하는 사람들이다. 이후 4남매는 어머니가 없는 빈 집에서 어린 손녀 사랑이에게 빙의된 귀신과 자기 아이를 잃고 미쳐버린 김여사에게 공격을 받으며 어머니의 죽음과 가족이 숨기고 있던 상처를 드러냈다.
극중에는 어머니가 신주 단지 모시듯 고이 모셔둔 가족사진이 등장한다. 그러나 현실은 외딴 섬에 어머니를 홀로 둔 4남매, 어머니의 고독사, 이혼 직전의 장남 부부, 망하기 직전의 변호사인 삼남 등에 가까웠다. 방송 말미 '엄마의 섬'은 결국 홀로 죽은 어머니가 귀신으로 자식들을 공격하게 됐다는 반전으로 시청자를 '멘붕'케 했다.

‘엄마의 섬’은 평범한 납량특집 단막극에 그치지 않았다. 이 드라마는 부모로부터 받는 데만 익숙한 요즘 자식들의 모습과 그에 비해 자식에게는 퍼주고만 싶은 어머니를 대비시켜 노인고독사를 비롯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싶은 가족의 문제를 그렸다.
이 같은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에는 배우들의 열연이 뒷받침됐다. 김용림은 정신이 오락가락하면서도 오직 자식들만을 위하는 엄마 역으로 분해 고령에도 불구하고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 투혼을 불살랐다. 남성진, 유오성, 홍경인 등은 귀신과 맞서고 도망가다가 다리 하나가 묶여 거꾸로 매달리는 등 온갖 고생을 감수했다. 어린 자식을 잃고 정신이 온전치 않게 된 광년 김여사 역의 이인혜는 귀신 역까지 1인 2역을 맡아 기존의 ‘엄친딸’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버리는 파격 변신을 감행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방송된 '엄마의 섬'은 3.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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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