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놓고 보기엔 너무 불안하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극본 임성한 연출 김정호 장준호)가 이번에도 한 차례 더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61회에서 하차했던 동성애자 나타샤 역의 배우 송원근이 79회에 다시 재투입된다는 이야기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
MBC의 한 관계자는 29일 오후 OSEN에 "대본 상 송원근 씨가 79회에 등장하지만 출연할지 안 할지 확정된 것이 없다"면서 "향후 전개에서 송원근 씨가 출연할지 안할지 아직 알 수 없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관계자의 말을 통해 본다면 송원근이 ‘오로라공주’에 재투입될지는 아직 미지수인 상황.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은 유독 출연자들의 갑작스러운 거취 변동이 잦아 드라마 팬들의 원성을 들어왔던 ‘오로라공주’였기에 반향이 크다.

이미 ‘오로라공주’는 배우 이상숙, 이아현, 이현경, 박영규, 손창민, 오대규 등이 갑작스럽게 하차해 빈축을 산 바 있다. 극의 전개상 아버지 오대산(변희봉 분)이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고, 오로라(전소민 분) 세 오빠의 부인들이 미국에 가는 설정으로 하차한 것은 조금 억지스럽기는 해도, 향후 러브라인과 작가가 의도한 이야기의 전개를 위해 그럴 수도 있다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 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오로라공주’를 둘러싸고 벌어졌다. 오로라의 세 오빠 역을 맡은 박영규, 손창민, 오대규가 황작가(오창석 분)의 누나들과 급작스럽게 전개되고 있던 러브 라인에도 불구 갑작스럽게 미국에 가는 설정으로 하차하게 된 것.
뿐만 아니라 오로라의 오빠들 대신 새롭게 등장한 설설희(서하준 분) 가족은 극의 중심을 이루는 주연급으로 부상했다. 누가 봐도 납득이 가지 않는 하차와 극의 전개라 시청자들에게는 몰입에 방해가 될 만한 사항이었다.
주인공들의 하차 외에도 ‘오로라공주’는 많은 문제들을 떠안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노골적인 대화와 저속한 표현 및 비속어의 사용에 대해 제재 조치를 받은 것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사과 방송을 내보냈으며, 현재 작품에 출연 중인 배우 백옥담이 임성한 작가의 조카라 분량이 늘어난 것이라는 의혹이 불거져 한 차례 홍역을 겪기도 했다.
그리고 이 모든 논란의 중심에는 임성한 작가가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임성한 작가는 대본 유출에 민감하고, 매니저를 통하기 보다는 배우들과 직접 소통을 한다. 이 같은 사실은 임 작가가 드라마에 대해 제작진과의 상의하기 보다는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스타일임을 방증한다.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는 영화와는 달리 작가의 힘이 제일 크긴 하지만,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야말로 작가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을 가장 크게 보여주는 드라마"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분명한 것은 '오로라공주'의 행보가 애청자들의 피로감을 쌓이게 만든다는 것. 출연자의 거취 문제는 어떻게 보면 가타부타 하지 않고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진과 관계자들 선에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다. 더욱이 임성한 작가는 방송계에서 신뢰도가 높은 스타 작가다. 그러나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임성한 작가가 가진 파워가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이 갖는 의구심과 불만까지 묵살시킬 수 있는 종류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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