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이호준? “현실은 용돈 받는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8.29 17: 48

“난 내가 야구를 하며 얼마나 벌었는지는 자세하게 몰라요. 월 용돈 100만원 씩 받는 입장입니다”.
회춘한 신생팀 맏형.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라는 수식어와는 달리 용돈 받는 입장이라며 호쾌하게 농을 던졌다. NC 다이노스의 주축 4번 타자 이호준(37)의 입담은 여전했다.
지난해 11월 3년 최대 20억원에 신생팀 NC의 첫 번째 FA(프리에이전트) 이적생이 된 이호준은 102경기 2할9푼1리 16홈런 76타점으로 NC 돌풍을 이끌며 FA 자격 재취득자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좋은 팀 컬러를 구축하고 있다는 자체 만으로 이호준은 FA 모범 전례가 되기 충분하다.

세간에서 이호준을 일컬어 붙이는 수식어 중 하나는 ‘인생은 이호준처럼’. 팬들 사이에 유명해진 이 말은 선수 본인도 알고 있을 정도로 널리 퍼졌다. 성공적인 가정 생활에 이어 2007년 말 4년 34억원의 SK 잔류 대박 계약. 그러나 첫 FA 계약 이후 이호준은 얼마 지나지 않아 무릎 수술을 받았고 2008~2011시즌까지는 대형 계약에 어울리는 성적과는 약간 거리가 있었다. 2011시즌이 끝나고는 연봉이 반토막되는 위기까지 놓였다.
그러다 지난해 127경기 3할 18홈런 78타점으로 맹타를 터뜨리며 SK의 한국시리즈 진출에도 공헌한 이호준은 FA 자격 재취득을 통해 3년 20억원 계약을 맺으며 신생팀 NC 최초의 FA 이적생이 되었다. 첫 번째 FA 계약 후 막판 활약을 통해 두 번째 대박. 그리고 이번에는 FA 첫 시즌부터 제 위력을 유감없이 뽐내며 NC의 효자가 되었다.
“아마 야구계 전체를 통틀어도 내가 손꼽히는 야구 부자일 것이다. 그에 대해 나온 기사도 본 것 같은데. 그런데 정작 나는 내가 얼마나 많이 벌었는지는 자세하게 모른다.(웃음) 아내로부터 월 용돈 100만원 씩 받는 입장이다”. 볼멘 소리가 아니라 그만큼 내조의 영향 속에 야구에 집중하고 있다는 표현이다.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라는 말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라고 이야기하자 이호준은 또 한 번 호쾌하게 웃었다.
“그래도 집은 내 명의고. 차도 내 명의니 가진 것이 많지 않은가”. 전날(28일) 대구 삼성전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두 번째 선발승을 따낸 좌완 노성호는 “이호준 선배께서 내 첫 승 때 회식을 하고 세 번째 승리 때는 선물을 주신다고 하더라”라며 기대했다. 정작 아내에게 월 용돈 100만원을 받는 입장인 이호준은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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