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목요일 예능프로그램 최약체로 평가 받는 MBC ‘스토리쇼 화수분’이 정규프로그램으로서 첫 발을 디뎠다.
‘화수분’은 지난 29일 두차례의 파일럿 편성 끝에 정규 첫 방송을 했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와 스타의 사연을 콩트로 재구성한다. 김갑수, 김성주, 정준하, 서경석이 MC를 맡은 가운데 매주 다양한 출연자들이 출연해 콩트 연기에 도전한다.
‘화수분’의 가장 큰 웃음 지점은 시청자와 스타들의 사연을 맛깔스럽게 재해석한 이야기. 약간은 과장된 콩트 연기와 다소 독특한 사연이 만나 흥미를 자극하는 게 목표다.
일단 정규 첫 방송은 두차례의 파일럿 편성으로 갈고닦은 노하우가 발휘됐다. 제작진의 대세 출연자들을 쏟아부은 물량공세는 어느 정도 통했다. 이날 방송은 ‘일밤-진짜사나이’에서 맹활약 중인 샘 해밍턴과 박형식, 요즘 대세로 떠오른 크레용팝, 섹시의 아이콘이 된 씨스타 보라 등이 출연하며 관심을 받았다.
다소 낡은 구성일 수밖에 없는 콩트에 자막과 화면 배치로 세련미를 입힌 것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제작진이 곳곳에 마련된 장치는 어김 없이 웃음이 터졌다. 때문에 방송 중 인터넷에는 ‘화수분’이 의외로 재밌다는 반응이 심심치 않게 나왔다.
그래도 콩트를 내세운 까닭에 호불호가 엇갈리는 태생적인 한계는 여전했다. 기본적으로 작위적일 수밖에 없는 콩트에 대한 안방극장의 냉정한 시선은 쉽사리 극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스타들의 사연은 이미 토크쇼 등에서 접했던 이야기들인 까닭에 신선한 맛이 떨어지는 아쉬움도 있었다. 샘 해밍턴의 한국 적응기는 이미 자사의 예능프로그램이자 폐지된 ‘황금어장-무릎팍도사’를 통해 한차례 방송된 바 있다. 오히려 시청자들의 사연이 더욱 흥미를 자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수분’은 아직 실패냐, 성공이냐를 논하기에는 애매한 걸음마 단계다. 다만 확실한 것은 방송이 거듭될수록 안정화되고 콩트의 진부한 맛을 상쇄시키는 세련미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은 파일럿 편성 2회와 정규 편성 1회 밖에 마치지 않은 ‘화수분’이 콩트의 고정관념을 깨고 반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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