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끝나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순위경쟁 뿐이 아닌 타이틀 경쟁, 그리고 MVP 레이스의 종착지도 안개정국이다. 박병호 최정 최형우가 치열한 MVP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결국 시즌이 종료되야 승자가 가려질 듯하다.
일단 올 시즌도 투수보다는 야수 쪽에서 MVP가 나올 확률이 높아졌다. 역사를 돌아보면 투수가 MVP가 되기 위해선 20승이나 통산 최다 세이브, 트리플크라운 같은 임팩트 있는 기록이 필요했다.
하지만 올해는 투수 쪽에서 두드러지는 인물을 찾기가 힘들다. 유먼이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평균자책점에서 찰리, 탈삼진에선 리즈가 1위에 자리 중이다. 유먼은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이, 찰리는 다승과 탈삼진이, 리즈는 평균자책점과 다승에서 1위와는 격차가 있어 트리플크라운도 쉽지 않다. 손승락과 봉중근의 세이브 경쟁 또한 40세이브 내외로 타이틀이 정해질 페이스라 MVP는 힘들다.

때문에 2013시즌도 야수, 특히 홈런왕과 타점왕을 차지한 선수가 MVP의 영광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지금 흐름이라면 홈런 부문에서 엎치락뒤치락 경쟁 중인 박병호 최정 최형우 중 한 명이 MVP다. 셋의 현재 페이스와 MVP 수상을 위한 필요조건을 살펴본다.
■ 박병호 103경기 타율 3할1푼7리 25홈런 4도루 83타점 71득점 OPS 1.002
지금 당장 시즌이 끝난다면, 박병호가 MVP 2연패를 달성할 것이다. 박병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모든 경기에 출장하며 홈런 타점 장타율 출루율 부문에서 리그 선두에 자리하고 있다. 경기수가 줄어들어 지난해 31홈런 105타점에는 도달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타율과 OPS 같은 비율 기록에선 올해가 지난해보다 낫다. 팀 성적 또한 꾸준히 4위권에 자리 중이다. 박병호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넥센이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룬다면, 2년 연속 박병호가 MVP 트로피를 가져갈 수 있다.
■ 최정 97경기 타율 3할1푼3리 24홈런 20도루 70타점 66득점 OPS .997
비록 지금은 박병호가 MVP 레이스 선두주자지만, 최정에게 회심의 카드가 갈 수도 있다. 바로 2000년 박재홍 이후 명맥이 끊긴 30(홈런)-30(도루)이다. 최정은 이미 지난 25일 창원 NC전에서 도루를 기록하며 2년 연속 20-20을 달성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홈런도 통산 처음으로 30개를 넘길 기세인데 문제는 도루다. 30-30을 위해서는 도루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한다. SK는 최정에게 그린라이트를 주고 있어 도루 성공률만 보장된다면, 30도루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후반기 극적으로 치고 올라가고 있는 SK의 팀 성적까지 4위 이내라면 금상첨화다.
■ 최형우 103경기 타율 3할 24홈런 1도루 81타점 65득점 OPS .900
최형우는 박병호와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만일 이 두 부문에서 최형우가 박병호와 최정에 앞서고 최정이 30-30 기록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최형우는 2년 전에 아쉬움을 씻을 수 있다. 2011시즌 당시 최형우는 리그 최고의 타자였음에도 투수 부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윤석민과 한 시즌 최다 세이브를 기록한 팀 동료 오승환에 밀려 MVP를 놓쳤다. 일단 올해에는 팀 내 MVP 경쟁자가 없는 상황. 지금 시점에선 팀 성적도 가장 좋고 페넌트레이스 우승 가능성도 활짝 열려있다. 팀 성적도 얼마든지 가산점으로 작용한다.
한편 현재 타율 부문에선 롯데 손아섭이 3할5푼5리로 선두, 도루에선 김종호가 42개로 1위다. 둘 다 대단한 기록이지만, MVP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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