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천적 관계가 아닐 수 없다.
롯데와 한화는 지난 2011년부터 3년 연속 사직구장에서 개막전을 치렀다. 일부러 그런 일정을 짠 것이 아니다. 팀 순위에 따라 개막전 일정이 편성되는데 공교롭게도 롯데-한화가 3년 연속 개막전에서 충돌했다. 2012년 순위에 따라 내년에도 두 팀은 사직구장에서 개막전을 갖는 일정이다.
이 같은 기묘한 인연은 기묘한 천적 관계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롯데는 한화와 상대 전적에서 최근 7연승 포함 12승2패로 그야말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최하위 한화는 신생팀 NC(7승6패)를 제외한 7개팀을 상대로 상대전적에서 모두 뒤져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팀이 롯데다.

롯데와 한화의 악연은 지난 3월30일~31일 개막 2연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막전에서 한화는 9회말 전까지 5-4로 리드하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9회말 첫 타자 전준우가 한화 마무리 안승민을 상대로 평범한 내야 땅볼을 친 것이 3루 베이스를 맞고 굴절된 내야 안타가 됐고, 결국 6-5 끝내기 역전으로 이어졌다.
한화는 이튿날에도 롯데에 5-6으로 끝내기 패배를 당하면서 개막 2연전을 충격 속에 마쳐야 했다. 프로야구 사상 최다 개막 13연패의 서곡이었다. 개막 2연전의 충격 때문인지 이후 한화는 롯데만 만나면 맥을 못추고 있다. 잡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끝내 잡지 못하는 기묘한 천적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 롯데와 한화는 14차례 대결에서 무려 9번이나 1점차 승부를 벌였다. 그 중 8경기를 롯데가 이겼고, 한화는 1경기밖에 못 이겼다. 올해 롯데는 1점차 승리가 20승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데 절반에 가까운 승리가 한화전이었다. 한화는 올해 1점차 패배가 14경기인데 그 중 무려 8경기를 롯데전에서 내줘야 했다.
1점차 승부란 기본적으로 두 팀이 대등한 승부를 벌였다는 걸 의미한다. 한화가 최하위이지만 롯데도 5위로 아주 압도적인 전력은 아니다. 그러나 이상하게 만날 때마다 한 끗 아치로 롯데가 앞선다. 한화 코칭스태프에서도 "롯데가 그렇게 세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막상 1점차를 극복하지 못한다"고 답답해 하는 눈치.
한화는 '개막전에서 3루 베이스의 저주가 이어지고 있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한다. 한화는 2011년부터 사직구장 25경기에서 4승21패로 승률이 단 1할6푼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6월15일 경기에서 3-2로 승리하기 전까지 사직구장 17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한화는 지난 3년간 개막전을 모두 사직구장에서 가졌고 롯데에 패했다. 기묘한 천적관계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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