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이닝관리 열풍이 불고 있다. 젊은 선수들을 부상 위험에서 최대한 보호하려는 각 팀의 필사적인 노력이다. 그러나 류현진(26, LA 다저스)은 여유가 있다. 충분히 예방주사를 맞은 류현진은 안전한 시즌 마무리를 바라보고 있다.
최근 들어 메이저리그 각 팀들은 팀의 유망주 투수들에게 이닝제한을 걸어 몸을 보호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큰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한다. 지난해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이 대표적이다. 스트라스버그는 시즌 전 160이닝 제한이 걸려 있었고 워싱턴은 고집스럽게 이 계획을 지켰다. 첫 28경기에서 15승을 거둔 스트라스버그는 결국 조기에 시즌을 마감해야 했고 포스트시즌에도 나서지 못했다.
올 시즌도 이닝제한에 걸린 선수들이 제법 있다.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손꼽히는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는 170이닝 제한이 걸려 있다. 이제 올 시즌 페르난데스를 볼 기회는 몇 번 남지 않았다. 신인왕 경쟁을 벌이고 있어 이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지역 언론의 목소리가 높지만 마이애미는 아직 계획을 수정하지 않고 있다.

맷 하비(뉴욕 메츠)의 사례도 마이애미를 머뭇거리게 하는 요소다. 하비는 최근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다. 하비는 당초 185이닝 제한이 걸려 있었다. 그러나 전반기에만 125이닝을 소화함에 따라 계획은 200이닝 안팎으로 수정됐다. 그러나 그 전 팔꿈치 부상으로 쓰러지며 올 시즌을 접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어차피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는 것도 아닌데 하비를 더 아껴야 했다”라는 여론이 비등했다.
그렇다면 류현진의 생각은 어떨까. 류현진은 “큰 걱정이 없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한국에서 7년 동안 1269이닝을 던진 류현진은 내구성에 있어 이미 검증이 된 선수다. 특급 재능을 가졌지만 프로에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는 페르난데스나 하비와는 출발 지점이 다르다고도 볼 수 있다. 류현진은 “나가는 경기와 이닝수는 끝까지 가면 (한국과) 비슷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몸이 아픈 곳도 없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류현진의 말대로 페이스는 비슷하다. 경험해보지 못한 미답의 고지는 절대 아니다. 지금까지 25경기에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앞으로 5~6경기 정도에 더 나설 것으로 보인다. 30~31경기에 나서는 셈인데 이 경기수는 이미 한국프로야구에서 경험해 본적이 있다. 류현진은 2006년과 2007년 30경기씩을 던졌다. 이닝수도 200이닝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역시 낯선 일은 아니다.
실제 류현진은 이미 한국프로야구에서 긴 시즌에 대처해본 경험이 있다.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 전력투구를 해야 할 시점, 그리고 체력 안배를 해야 할 시점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현지 언론에서 류현진에 대해 “노련하다”라고 평가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다저스가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짓는다면 좀 더 여유 있는 휴식일을 부여받을 수 있다는 점도 호재다. 이제 몸 관리와 함께 안전하게 마무리만 지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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