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LA)는 다양성이라는 단어로 압축할 수 있는 도시다. 수많은 인종들이 어울려 살고 수많은 계층이 존재한다. 이런 LA의 대표 야구팀인 LA 다저스의 마케팅 방향도 그만큼 다양하다. 계층을 촘촘히 나눠 세분화한 다저스의 마케팅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구단 중 첫 300만 관중 돌파라는 의미 있는 업적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류현진(26, LA 다저스)도 한 몫을 거들었다는 것이 다저스 구단 내부의 평가다. 올 시즌 다저스에 입단해 12승을 거둔 류현진은 그라운드 안에서는 물론 바깥에서도 자신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티켓 파워도 대단하다. 류현진의 경기 때마다 한인들이 다저스타디움을 가득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다저스로서는 실력에 스타성까지 겸비한 류현진을 복덩이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류현진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은 전국중계가 된 경기로 MLB 전체의 관심이 높았다. 티켓 가격도 상상을 초월했다. 한국 같았으면 1만 원 정도에서 구할 수 있는 자리, 즉 가장 저렴한 티켓 가격이 무려 80달러(8만9000원)부터 시작했다. 평소 때 진행하는 할인 행사도 전혀 없었다. 이런 입장료에도 경기장 곳곳에서는 한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금전적 노력은 물론 치열한 예매경쟁까지 뚫어낸 것이다.

지역에서의 관심도 뜨겁다. 류현진의 사진이 한인타운 곳곳에 걸려 있다. 이제는 LA 지역으로만 한정되지도 않는다. 한 지역 숙박 관계자는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LA에 사는 한인들이 다저스타디움에 많이 갔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류현진이 주말에 등판하는 경우 인근 지역 한인들도 많이 온다. 애리조나주에서 오는 사람들도 있다. 류현진의 선발 등판일은 숙박 업계에서도 큰 화제”라고 열기를 설명했다.
이런 류현진은 다저스 구단 마케팅 지형도 바꿔놨다는 평가다. 다저스 국제 마케팅 담당인 마틴 김은 “사실 구단이 가장 집중하는 쪽은 50% 이상을 차지하는 스패니시 마켓이다. 아시안 마케팅도 작년에 비해 더 많이 하기는 하는데 류현진의 입단으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라고 했다.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는 의미다.
예전의 다저스 아시안 마케팅은 팬들을 경기장으로 얼마나 끌어모으냐에 중점을 뒀다. 홍보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류현진의 입단으로 사정이 달라졌다. 마틴 김은 “굳이 홍보를 하지 않아도 팬들이 알아서 찾아 주신다. 류현진의 이름 자체로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구단도 지역 커뮤니티에 좀 더 중점을 두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류현진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변화를 설명했다.
이는 류현진이 그라운드 안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만약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지 못했다면, 혹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면 이런 큰 파급력을 미치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는 한인들은 물론 현지 팬들도 류현진의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는 가운데 류현진이 LA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이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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