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와 작가, 방송사와 배우의 맞는 궁합은 따로 있다?
흔히 드라마가 성공하려면 배우들간의 화학작용(케미스트리(chemistry)에서 유래. 사람 사이의 감정·궁합이란 의미)이 중요하다는 말을 한다. 남녀주인공의 궁합이 얼마나 잘 맞고, 잘 어울리냐에 따라 시청자들의 반응과 시청률이 달라지기 때문. 배우들간의 화학작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배우와 작가의 궁합이다. 배우 김희애와 김해숙 등이 '김수현 사단'이라 불리듯 특정 작가의 작품에서 유독 빛을 발하는 배우들이 있다.
배우 공효진과 홍자매(홍정은, 홍미란)는 2번 연속 홈런을 쳤다. 지난 2011년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그들은 현재 방송 중인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으로 다시 한 번 뭉쳤다. '주군의 태양'은 로맨틱코미디와 호러를 접목한 복합장르로 방송 전 반신반의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수목극 1위를 수성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지난 29일 방송된 8회는 17.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자체 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경쟁작과 격차를 벌였다.

독특한 캐릭터 창조로 유명한 홍자매는 공효진과 궁합이 굉장히 잘 맞는 편이다. 공효진은 '최고의 사랑'의 국민 비호감 구애정과 '주군의 태양'의 귀신 보는 여자 태공실을 사랑스럽게 표현하며 '공블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머리가 헝클어지고 다크서클이 뺨까지 내려오도록 망가져도 남자배우와 화학작용이 사는, 사랑스러운 여배우는 흔치않다. 홍자매의 전작인 KBS 2TV 드라마 '빅'에서는 어리바리한 여자주인공 캐릭터가 평소 똑부러지는 이미지의 배우 이민정과 잘 맞지 않았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평소 그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던 공효진은 홍자매의 톡톡 튀는 캐릭터와 찰떡궁합을 자랑하며 작품의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
배우와 작가뿐만 아니라 배우와 방송국 사이에도 맞는 궁합은 따로 있다. 2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받고 있는 KBS 2TV 월화드라마 '굿 닥터'의 주원과 문채원은 유독 KBS에서 작품을 했을 때 시청률이 잘나오는 배우. 그런 두 사람에겐 'KBS 공무원'이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문채원의 경우 지난 2011년 '공주의 남자'부터 2012년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그리고 '굿 닥터'까지 세 작품 연속으로 KBS에 출연했다. 방송 당시 세 작품 모두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0년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를 통해 데뷔한 주원 역시 유독 KBS에서 방송되는 작품에 많이 출연했고,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제빵왕 김탁구'는 5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드라마로 인기를 끌었고, 주원도 이 작품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주원은 2011년 주말드라마 '오작교 형제들'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좋은 성적을 기록했고, 2012년에는 수목드라마 '각시탈로' 시청률 불패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데뷔 후 줄곧 동시간대 1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주원은 처음으로 도전한 MBC 작품 '7급 공무원'에서 굴욕을 맛봤다. '7급 공무원' 첫 회부터 두 자리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끄는 듯 했지만 결국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 밀려 동시간대 꼴찌로 퇴장했다. 이후 주원은 다시 KBS 작품 '굿 닥터'로 월화극 1위를 수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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