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타자' 류현진이 잠자던 타선을 깨우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은 8월 31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⅓이닝동안 7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 20일 마이애미전과 25일 보스턴전 패배를 딛고 3경기 만에 승리를 따내며 13승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류현진은 결정적인 2루타를 날리며 팀 타선을 깨우는 활약도 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호투와 13안타를 작렬시켜 9-2 대승을 거두었다.
최근 승승장구를 하던 다저스는 최근 7경기에서 4승3패로 다소 주춤했다. 이유는 타선의 침묵이었다. 특히 앞선 5경기에서 15득점에 그쳤다. 평균 3점에 불과했다. 5경기 모두 한 자릿 수 안타를 날리는 타선 슬럼프에 빠졌다. 막강한 타선이 갑자기 바람 빠진 풍선이 되었다.

중심타자 헨리 라미레스는 5경기에서 18타수 4안타에 그쳤고 아드리안 곤살레스는 20타수 2안타의 부진을 겪었다. 야시엘 푸이그만이 17타수 8안타로 활약했지만 중심타선의 부재는 특점력 빈곤으로 이어졌고 팀 성적도 상승세가 꺽였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날 방망이와 폭풍 주루로 하위타선을 이끌었고 결국 역전의 발판을 놓았다. 0-1로 뒤진 가운데 2회말 1사후 마크 엘리스가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후안 우리베가 3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1루 주자가 2루를 밟았다.
타석에 들어선 류현진은 타점 생산 의지가 강해 보였다. 샌디에이고 투수 에렉 스털츠도 류현진의 타격을 알고 있는 듯 신중하게 접근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류현진은 두 번의 파울타울을 날리며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고 스털츠의 몸쪽 직구를 그대로 끌어당겨 왼쪽 펜스를 맞히는 2루타를 날렸다.
2루 주자는 사뿐히 홈을 밟아 동점. 2루까지 진출한 류현진은 다음타자 푸이그의 유격수 키를넘기는 안타때 3루에서 멈출줄 것으로 보였지만 그대로 홈까지 내달렸다. 상대 좌익수의 송구가 빠른 듯 했지만 절묘한 엉덩방아 슬라이딩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상대포수가 급하게 태그를 하려다 송구된 볼을 놓쳤다. 설령 볼을 잡았더라도 태그를 피할 수 있는 슬라이딩이었다. 동점타에 역전득점까지 올리는 귀중한 장면이었다. 투수 류현진의 타격쇼와 슬라이딩쇼에 다저스타디움은 폭소와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잠자던 타선도 그제서야 깨어났다.
류현진이 불을 지피자 3회와 7회 활활 불타올랐다. 3회말 헨리 라미레스가 우중간 2루타로 나가자 4번 아드리안 곤살레스가 좌월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스코어는 4-1로 벌어졌고 류현진의 13승의 불빛도 환해지기 시작했다.
류현진이 피칭으로 든든히 버텨주었고 7회말 대폭발을 일으켰다. 푸이그의 중전안타를 시작으로 곤살레스의 투런홈런, 엘리스의 솔로홈런 등 장단 5안타를 집중시켜 대거 5득점, 류현진에게 확실한 13승을 안겨주었다. 타선은 13안타를 날리며 모처럼 두 자릿수 안타를 날렸다. 가는게 있으면 오는게 있는 법. 류현진이 그걸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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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