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헐크는 요즘 좋아졌는데”.
지난해 14승 투수를 포기했던 내막을 밝히는 동시에 기대와는 반대로 흘러간 외국인 투수 농사에 대한 아쉬움이 짙게 묻어나왔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실소와 함께 타자들의 타격 훈련을 주시했다.
류 감독은 3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올 시즌 외국인 투수 욕심이 과했는지는 몰라도”라며 운을 뗐다. 지난해 25승을 합작한 미치 탈보트(14승)-브라이언 고든(11승)과 모두 재계약을 포기하고 새로운 두 명을 찾은 삼성. 그러나 릭 밴덴헐크와 아네우리 로드리게스가 각각 부상과 슬럼프로 기대했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로드리게스를 대신한 에스마일린 카리대도 단 세 경기 등판 후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이탈했다.

왜 삼성은 지난해 25승을 합작하며 2년 연속 통합우승에 크게 공헌한 투수들을 떠나보냈을까. 일단 고든은 이미 예전부터 알려졌다시피 이닝 소화 능력에서 아쉬움을 비춰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탈보트는 보류선수 명단에는 포함되었으나 지난 1월 재계약 하지 않는 대신 웨이버공시 하지는 않았다. 일단 탈보트의 한국 내 보유권은 5년 간 삼성이 지니고 있다.
“탈보트는 팔꿈치가 안 좋았다. 지난해 9월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걸렀을 때 팔꿈치 인대가 안 좋다는 검진 결과를 받았고 미국으로 돌아간 뒤 다시 한 번 검진을 했는데 인대가 손상이 되었다더라”. 당연히 재계약할 줄 알았던 외국인 투수의 재계약 포기에 대해 뒤늦게 공개 석상에서 밝힌 류 감독. 최근에서야 탈보트는 뉴욕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뒤이어 류 감독은 “그래도 밴덴헐크는 시일이 지나면서 좋아졌는데. 지금 6승은 거두지 않았나”라며 애써 위안삼았다. 그나마 세 명 중 가장 좋은 편인 밴덴헐크의 성적은 19경기 6승7패 평균자책점 3.8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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