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는 독종이다. 마음이 짠하지만 성공하는데 (그런 자세는) 필요하다”.
NC 다이노스 1번 타자 김종호(29)는 투혼을 불살랐다.
김종호는 지난달 3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팀 간 15차전 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볼넷 한 개를 골랐고 몸에 맞는 볼도 기록했다. 특히 2차례 도루를 성공시키는 집념을 보였다.

김종호는 7회 네 번째 타석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선두 타자로 나온 김종호는 볼카운트 1S에서 KIA 세 번째 투수 심동섭의 2구째 135km 직구에 오른쪽 어깨를 강타당했다. 시즌 15번째 몸에 맞는 공. 김종호는 공에 맞은 충격으로 고통을 호소했고 잠시 동안 임시 치료도 받았다. 하지만 교체되지는 않았다. 뚜벅뚜벅 1루까지 나갔다.
김종호는 박민우 타석 때 볼카운트 2B2S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해 성공시켰다. 시즌 43번째 도루. 이어 2사후에는 이호준 타석 때 3루마저 훔쳤다.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연속 도루를 성공시켜 시즌 44도루를 기록했다. 2위 오재원(33도루)과의 격차를 벌렸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김종호의 투혼을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김경문 NC 감독은 지난 7월 13일 김종호에 대해 “1년 동안 퓨처스 리그에서 김종호를 지켜봤는데 승부욕과 근성이 있다”고 칭찬했다. 김종호는 올 시즌 NC가 치른 107경기에 모두 나왔다. 팀 내 유일한 모든 경기 출장. 타율 2할8푼5리에 64득점 44도루로 NC 리드 오프로서 임무를 수행해내고 있다.
지난달 15일 김경문 감독은 “꿈을 놓지 않고 오래가는 놈이 이기는 것이다”며 김종호의 야구에 대한 열정을 높이 샀다. 특히 지난 6월 30일 있었던 펜스 충돌에 대해서는 “담장에 부딪혔는데… 악바리다. 오히려 내가 경기에서 빼려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김종호는 마산 두산전에서 2회 민병헌의 우익선상 타구를 처리하는 도중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하다 오른쪽 담장에 왼 무릎을 부딪혔다.
김경문 감독은 “좋은 베이스런닝을 해줄 것으로 기대는 했지만 도루왕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종호는 독종이다. 마음이 짠하면서도 성공하는 데 (그런 자세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종호는 1일 현재 15차례 몸에 공을 맞아 5번째로 많이 맞았다. 그만큼 몸에 고통은 누적된다. 하지만 도루 1위 김종호는 오늘도 도루로 2루를 훔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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