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생방송 경연에 돌입한 엠넷 '댄싱9'이 몰입도를 듬뿍 높이는데 성공했다.
녹화 버전에서는 심사위원 리액션을 보여주느라 춤에 집중하지 못했던 편집이 완전히 없어짐으로써, 출연자들의 춤을 시원시원하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경연 사이사이 흐름이 다소 길어, 보다 더 쫀득한 진행과 스피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생방송 경연에선 두가지 미션이 진행된다. 사전대결과 생방송 대결이 따로 벌어지는 것. 사전 대결에서 우승팀이 생방송 경연 9점의 가산점을 받는 방식이다.
그렇다보니 방송 초반은 출연자들이 사전대결 미션인 뮤직비디오를 찍고, 방송을 준비하는 이런 저런 모습을 보여주는데 치중했다. '슈퍼스타K'와 비슷한 호흡인데, 이미 이 같은 방식의 진행에 너무 익숙한 시청자로서는 신선함을 느끼기엔 역부족이었다.
우승팀은 블루아이였다. 레드윙즈는 박진영의 '스윙 베이비(Swing Baby)'를, 블루아이는 크레용팝의 '빠빠빠'를 선곡해 대형 마트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는데, 결국 코믹한 구성이 돋보인 블루아이가 우승했다.
생방송에서는 몰입도가 확 높아졌다. 카메라는 참가자들이 땀흘리는 무대를 한시도 떠나지 않았으며, 무대 구석구석을 누비며 춤을 놓치지 않고 잡아냈다. 특히 이 무대는 상당히 공을 들인 결과물이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
제작진에 따르면 '댄싱9'은 각 춤의 장르에 맞는 바닥 소재와 동선을 고려한 카메라 배치에 만전을 기울였고, 기술팀은 해외 유수의 댄스 쇼 무대를 탐방해 참고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다면적인 구조로 설계된 특설무대는 카메라가 춤꾼들을 360도 위치에서 촬영할 수 있어 미세한 동작까지 잡아낼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동방신기의 '라이징선', 비스트의 '픽션' 등 시청자에게 널리 알려진 히트곡을 선곡해 무대를 보다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심사도 깔끔했다. 팀을 이끌고 있는 연예인-댄서 멤버들이 아닌 9명의 심판관이 평점을 낸 것. 마스터들은 팀을 우승으로 이끌기 위해 매니징하고 프로듀싱하는 역할을 했고, 생방송 평가는 철저히 9명의 심판관들이 맡았다.
개별 경쟁도 멋졌지만 하이라이트는 단체전이었다. 9명의 출연자가 무대에 올라 일사분란한 퍼포먼스와 재치있는 아이디어로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레드윙즈는 지드래곤의 '미치고'를 선곡, 93.5점을 받았다. 블루아이는 조피디의 '친구여'를 선곡, 91점을 받았다.
사전 대결에서의 9점 가산점은 너무 컸다. 개별 승부에 사전 대결까지 모두 합쳐서는 블루아이팀이 승리했는데 겨우 2점차였다. 생방송 경연이 매우 치열했던 걸 감안하면, 사전 대결에서 얻은 9점이 사실상의 승부를 갈랐던 셈. 레드윙즈는 재대결을 통해 탈락팀을 선정해야 했다. 각 심사에서 최하점을 받은 여은지, 서영모가 즉석에서 춤 대결을 펼쳤고, 마스터들의 회의를 통해 서영모를 탈락자로 선정했다.
ri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