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이 시청자들에게 종합선물세트 같은 즐거움을 전해주고 있다. 이 드라마에는 눈물나는 모성애와 부성애, 상상 이상의 악역들, 모자 사이의 슬픈 '피의 끌림', 속고 속이는 반전 등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러브라인을 빼고 모두 들어있다.
지난 8월 31일 방송된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 19회에서는 진짜 아들 하은중(김재원 분)의 목을 죄어오는 장태하(박상민 분)의 모습과 장태하를 속이고 전세를 뒤집으려는 하은중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일단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조재현과 신은경의 대결을 하듯 치열한 열연이었다. 은중을 납치해 자신의 아들로 키운 하명근(조재현 분)을 향한 윤화영(신은경 분)은 20여 년동안 쌓아두었던 분노를 표출했다. 바닥에 주저앉아 은중의 물건들을 보며 오열하는 윤화영은 신은경이 표현하며 더욱 애잔해졌다. 조재현은 그런 윤화영 옆에서 혼잣말하듯 과거를 고해하는 하명근을 표현했다. 하명근은 지금의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담담히 모든 것을 설명했다. 그리고 조재현은 감정의 절제 속에서 조용히 흐르는 눈물로 하명근이라는 인물을 연기했다.

그런가 하면 악역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장태하(박상민 분)는 진짜 아들을 자신이 사지로 몰고가는 줄도 모른 채 그에게 철저한 복수를 감행해 나갔다. 한 순간에 하은중은 장태하에 의해 비리 경찰이 됐고 궁지에 몰렸다. 또한 이 모든 일은 자신의 존재를 지키기 위한 가짜 은중 장은중(기태영 분)의 계획 하에 실행됐다.
하은중과 윤화영이 보여준 애절한 '피의 끌림'은 안방극장을 울릴만 했다. 하은중은 윤화영에게 식사를 대접했고 윤화영은 울먹이며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결국 두 사람은 30년 가까운 시간만에 만나 기사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자신을 아느냐고 묻는 하은중과 대답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음식을 삼키는 윤화영의 모습은 눈물겨웠다.
마지막으로 속고 속이는 반전이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먼저 장태하는 하은중을 비리 경찰로 만들었고, 이후 하은중은 장태하를 위기에 몰아넣으려 함정을 팠다. 그리고 그런 하은중의 속셈을 도청을 통해 알아낸 장은중과 또 다른 복수를 꿈꾸는 장태하까지. 복잡하면서도 강렬한 이 '속고 속임'은 드라마를 흡입력있게 만들었다.
일단 이 드라마에는 딱히 눈에 띄는 러브라인이 등장하지 않는다. 하은중과 장주하(김규리 분)의 사이가 심상찮아 보였지만 이도 미수에 그쳤고, 하은중과 우아미(조윤희 분)의 러브라인도 아직 조용한 상황이다. 그리고 드라마의 제작진은 하은중과 우아미의 러브라인이 본격화될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지금도 충분히 종합선물세트인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이 러브라인까지 장착한 뒤 어떤 즐거움을 선사할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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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