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6, LA 다저스)의 엄청난 시즌이 계속되고 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성적표와 함께 시즌 종반을 향하고 있다. 하지만 만족은 없다. 류현진도 새롭게 목표를 설정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일단 2점대 평균자책점이 가장 큰 목표다.
류현진은 31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6⅓이닝 동안 8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3승(5패)째를 따냈다. 지난 20일 마이애미전과 25일 보스턴전의 연속 패전을 딛고 3경기 만에 다시 승리의 리듬을 되찾았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3.08에서 3.02로 조금 낮췄다.
류현진의 이러한 성적은 다저스 팀 내, 아니 내셔널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눈에 띌 만한 성적이다. 류현진은 31일 현재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선두권인 15승과도 2승 차이에 불과하다. 평균자책점은 11위, 167이닝의 이닝소화는 리그 19위, 139개의 탈삼진은 리그 22위다. 내셔널리그에 15개 팀이 있음을 생각하면 이 순위는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이제 류현진은 4~5번 정도의 정규시즌 등판을 남겨두고 있다. 말 그대로 시즌 막판이다. 이 고비를 잘 넘긴다면 정말 자신의 경력에 빛이 나는 루키 시즌 성적표를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서 그럴까. 류현진도 의욕적으로 시즌 막판에 임한다는 생각이다. 팀 성적은 물론, 개인 성적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로 뭉쳐있다.
가장 큰 목표는 2점대 평균자책점이다. 류현진은 승수보다는 평균자책점과 이닝소화에 더 집중하는 성격이다. 선발투수가 팀에 할 수 있는 최대의 공헌이라고 믿는 까닭이다. 이와 무관하지 않은 듯 류현진은 31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현재 평균자책점이 3점대 초반이다. 2점대를 해보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계속 이겼으면 좋겠다”라는 스스로의 바람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2점대와의 격차가 얼마되지 않는다. 물론 평균자책점이라는 것이 올라갈 때는 확 올라가고 낮추기는 어려운 부분이기는 하다. 하지만 류현진은 후반기 성적(6승2패 평균자책점 2.86)이 전반기(7승3패 3.09)보다 오히려 더 좋다.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남은 경기에서 현재의 페이스만 유지할 수 있다면 잡을 수 있는 목표인 것이다.
31일 현재 2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키고 있는 내셔널리그 투수는 유일한 ‘1점대’ 클레이튼 커쇼를 포함해 9명 뿐이다. 지난해에는 7명, 2011년은 8명, 2010년은 11명이었다. 전반적으로 10명 내외의 특급 선수들에게만 허락된 고지다. 류현진은 이 고지를 정조준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은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은 시즌만 신경쓰고 있다”라는 류현진이 이 영예와 함께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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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