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 오심에 화났다…판정에 불만 표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9.01 18: 11

코끼리 감독이 뿔났다. 
한화 김응룡(72) 감독이 심판 판정에 이례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올해 한화 사령탑으로 돌아온 김 감독은 웬만해서는 항의를 잘 하지 않았다. 김성한 수석코치가 주로 김 감독을 대신해 애매한 판정에 항의하곤 했다. 그러나 1일 대전 넥센전에서 김 감독은 이례적으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출, 오랜만에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상황은 다음과 같다. 3-3으로 팽팽히 맞선 3회초 1사 1루. 넥센 박병호가 좌중간 안타를 쳤다. 1루 주자 이택근이 2루를 지나 3루 베이스로 향했고, 한화는 중견수 정현석에서 유격수 송광민을 거쳐 3루수 이대수로 중계 플레이가 이어졌다. 3루에서 접전 타이밍이었고, 3루심 김성철 심판원은 세이프를 판정했다. 그 사이 타자 박병호는 2루까지 향하며 1사 2·3루. 3루수 이대수와 유격수 송광민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자 덕아웃에 앉아있던 한화 김응룡 감독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지체하지 않고 거구의 몸을 이끈 채 뚜벅뚜벅 3루까지 향했다. 김성한 수석코치를 대동해 3루까지 발걸음을 옮긴 김 감독은 김성철 심판원에게 다가가 허리춤을 잡고 손가락질로 몇 마디하며 판정에 어필했다. 다시 덕아웃으로 들어올 때에는 홈플레이트를 가볍게 발로 차는 시늉으로 불만을 표시, 구심을 맡은 이계성 심판원에게도 메시지를 확실히 했다. 
TV 중계 리플레이상 이대수의 글러브 태그가 이택근의 베이스터치보다 빨랐다. 완벽한 아웃. 이에 뿔난 김 감독의 항의에 대전구장 관중들도 "김응룡! 김응룡!"을 연호했다. 한화는 판정 이후 선발 윤근영을 내리며 구원 김광수를 투입했다. 그 사이 김응룡 감독은 덕아웃 문을 박차고 들어가며 결정적인 오심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화는 김광수가 김민성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 3-4로 다시 리드를 내줘야 했다. 
과거 해태-삼성 시절 심판들에게 폭력에 가까운 제스처로 강하게 항의했던 김 감독은 역대 프로야구 최다 퇴장(5회) 기록을 갖고 있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올해 김 감독이 판정 어필을 위해 그라운드에 나온 게 이날까지 4차례. 하지만 3루까지 발걸음을 옮기며 어필을 한 것은 처음이다. 대부분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간단하게 항의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오랜만에 김 감독의 불 같은 승부 근성이 활활 타오른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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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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