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감독 뿔나게 한 오심이 한화의 추격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한화는 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 홈경기에서 3-7로 패했다. 1회초 시작부터 3점을 주며 어려운 경기를 치렀지만 1회말 2점, 2회말 1점으로 3점을 내며 재빨리 동점을 만들었다. 오히려 기세는 넥센보다 한화였다.
그러나 3회초 넥센 공격에서 결정적인 장면이 나왔다. 1사 1루에서 박병호가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때렸다. 한화 중견수 정현석이 공을 잡자마자 유격수 송광민에게 토스했고, 1루 주자 이택근이 2루를 지나 3루로 향하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멈춰섰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유격수 송광민이 불안정한 자세에도 정확하고 힘있게 노바운드로 3루수 이대수에게 송구했다. 이택근이 왼손을 내밀어 3루 베이스를 노렸지만, 3루수 이대수의 글러브가 이택근의 어깨를 먼저 스쳤다. TV 중계 리플레이상 완벽한 아웃이었다.
그러나 3루심 김성철 심판원이 세이프를 판정했다. 이대수는 억울하고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그 순간 덕아웃에 앉아있던 한화 김응룡 감독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3루 베이스까지 뚜벅뚜벅 걸어갔다. 김 감독이 불만스런 제스처로 어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김 감독은 덕아웃으로 다시 돌아오는 과정에서도 홈플레이트를 발로 차는 시늉을 하며 불만을 표시했고, 투수교체 중 덕아웃 문을 박차고 나가며 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김 감독은 한화 지휘봉을 잡은 이후 이렇게 대놓고 심판 판정에 어필하고 분노를 나타낸 건 처음이었다.
이택근이 3루에서 세이프되는 사이 타자 박병호까지 2루까지 진루하며 1사 2·3루 상황이 되어버렸다. 아웃이었다면 2사 1루 또는 2사 2루가 될 상황이었기에 더욱 아쉬웠다. 결국 계속된 공격에서 넥센은 김민성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4-3 달아나는 점수를 냈다. 이날 경기 결승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한화는 일찌감치 최하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남은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매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날 경기도 기선제압을 당한 이후 오히려 거세게 따라붙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오심 속에 '온화해진 노장' 김응룡 감독은 분노했고, 한화의 추격 흐름도 일순간 끊겼다. 한화에는 너무나도 허무한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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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