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애니메이션 팬들의 대부이자 일본의 살아있는 마지막 양심으로 추앙받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은퇴를 선언했다. 최신작 '바람이 분다'가 곧 국내 개봉 예정인 가운데 전격적으로 알려진 거장의 은퇴 소식에 국내외 팬들은 안타까운 탄성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야자키 감독의 은퇴 소식은 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지브리에 의해 1일 오후 일본 각지로 타전됐다. 외신에 따르면 미야자키 감독은 오는 6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할 결심을 굳힌 상황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의 갑작스런 은퇴에는 최근 일본 보수 정권의 잇따른 우경화 정책과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2차대전 침략국으로서 최소한의 염치도 지키지 않는 현실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야자키 감독은 지난 달 최근 일본 도쿄도 코가네이시 니바리키 아틀리에에서 ‘바람이 분다’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일본은 한국과 중국에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일본 정부가 일본인을 귀하게 여기지 않아서 다른 나라 사람들도 귀하게 여기지 않았던 거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일본 젊은이들은 역사 감각을 잃었다. 그걸(역사의식을) 잃으면 그 나라의 균형이 깨진다. 위안부 문제도 이미 일본이 청산을 했어야 한다. '하시모토 담화'라는 식으로 또 다시 오르내리는 것은 굴욕이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미야자키 감독의 곧은 양심과 진솔한 발언은 오히려 아베 등 일본 보수파들로부터 돌팔매를 부르는 등 그가 곤욕을 치루는 배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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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 미디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