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영의 선방 퍼레이드, 부산에 상행선 막차 티켓 선물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9.02 07: 43

부산 아이파크의 수문장 이범영이 선방 퍼레이드를 펼치며 소속팀에 상위 리그 막차행 티켓을 안겼다.
드라마 같은 하루였다. 부산은 지난 1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3 26라운드 포항과 원정 경기서 전반 44분 한지호가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후반 40분 김은중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지옥의 하위 리그 행이 눈앞에 보였다. 하지만 부산은 후반 추가시간 박용호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1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추가한 부산은 경남을 제압한 성남(이상 승점 40점)에 간발의 차로 앞서며 상위 리그에 진출했다. 골득실에서 운명이 갈렸다. 부산은 골득실에서 성남에 +1을 앞서 극적으로 상행선 티켓을 끊었다.

부산의 상위 리그 진출의 일등공신은 선제골을 넣은 임상협도 결승골을 넣은 박용호도 아니었다. 4~5차례의 선방쇼를 펼친 부산의 수문장 이범영이 주인공이었다.
7위 부산은 포항전 승리가 절실했다. 8위 성남과 승점이 37점으로 같아 자칫 잘못하면 지옥으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퇴로가 없었다. 90분 내내 쉴 새 없이 뛰고 또 뛰었다.
강력한 압박을 펼치며 포항을 몰아붙였던 부산은 후반 중반 체력이 떨어지며 포항의 공세에 시달렸다. 이범영이 부산을 구해냈다. 그의 활약이 없었다면 상위 리그 티켓을 발권할 수 없었던 부산이다.
후반 25분 배천석이 날린 회심의 헤딩 슈팅을 왼손으로 쳐내더니 1분 뒤 다시 한 번 1골을 막아냈다. 신광훈이 아크 정면에서 날린 자로 잰 듯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번쩍 뛰어 올라 오른손으로 막아냈다.
이범영은 후반 막판 김은중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종료 직전까지 선방 퍼레이드를 선보이며 부산의 골문을 지켰다. 후반 막판 연속된 실점 위기를 슈퍼 세이브로 막아냈다.
이날 수훈 선수로 인터뷰실을 찾은 이범영은 "정말 기쁘다. 상위 리그에 갈 수 있을지 없을지 불안했는데 기적을 믿었고, 기적이 일어났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범영은 "첫 선방이 김태수의 헤딩 슈팅이었는데 그것을 통해 몸이 풀렸다. 첫 단추를 잘 뀄다. 본능적으로 막아낸 뒤 자신감을 찾았고, 계속해서 선방이 이어졌다"고 선방쇼의 비결을 밝혔다.
A대표팀 경쟁력도 증명했다. 이범영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서 정성룡의 백업으로 동메달 신화를 작성했다. 한국 축구의 뒷문을 책임질 골키퍼로 떠올랐다. 하지만 최근 페루전서 A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김승규에게 2인자의 자리를 내줬다. 이달 아이티와 크로아티아와 두 차례 평가전서도 정성룡 김승규 김진현에 밀려 홍명보호 3기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이날 눈부신 선방으로 스스로 위기를 탈출했다. "내 자신에게 실망했다. 그리고 나를 향해 강하게 칼을 갈았다"는 이범영은 "앞으로 기회가 없는 게 아니다.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A대표팀에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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