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에서 스플릿시스템이 꼭 필요한 것일까.
1일 펼쳐진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26라운드는 소위 ‘스플릿 극장’으로 기억됐다. 상위 스플릿에 남을 수 있는 7위 한 자리를 두고 부산, 성남, 제주가 끝까지 피 튀기는 경쟁을 펼쳤다. 승자는 후반 추가시간 47분 박용호의 결승골이 터진 부산이 됐다. 포항까지 원정 온 부산 팬들은 마치 부산이 우승을 한 것 같은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
A조로 올라간 팬들의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다소 무미건조할 수 있는 시즌 중반에 스플릿은 또 하나의 보는 재미를 줬다. 이제 A조는 대부분의 경기가 빅매치가 된다. 반대로 창원까지 응원 온 성남 팬들은 소위 ‘멘탈 붕괴’에 빠졌다. 이제 우승이 불가능해진 성남은 강등권 탈출을 위해 독기를 품고 달려들 팀들과 후반기를 치러야 한다.

스플릿제도를 두고 현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안익수 성남 감독은 “FIFA에서 스플릿 시스템을 채용한 나라가 몇이냐?”고 기자들에게 물었다. 스코틀랜드를 포함해 10개 리그 정도가 있다는 대답에 “유럽선진국에서는 스플릿제도가 없지 않나”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는 “물론 내가 총재는 아니다. 연맹에서 결정한 제도는 존중하고 따르는 것이 맞다”며 제도자체를 부정하진 않았다.
일리야 페트코비치 경남 감독의 생각은 다소 달랐다. 세르비아 출신의 그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다만 현재 우리 팀의 사정을 대입해 보면 좋지 않다”고 답했다. 구단마다 성적 혹은 형편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 A조에 오르지 못한 B조의 경우 ‘그들만의 리그’가 돼 흥행이 크게 반감될 우려가 적지 않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취약한 시민 혹은 도민구단들이 대거 B조에 속하게 됐다.
현장에서 구단관계자들은 스플릿제도를 두고 “재벌기업구단이 시민구단에게 지면 창피하니까 나온 안전장치가 아니냐?”, “코미디 같은 제도다. 구단들의 전력이 비교적 평준화된 K리그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다소 부정적인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과연 스플릿제도가 꼭 필요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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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으로 상위 스플릿에 진출한 부산 / 부산 아이파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