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가을잔치 좌절이다. 벌써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다.
한화는 지난 1일 대전 넥센전에서 3-7로 패했다. 9개팀 중 가장 먼저 70패(31승1무)를 당한 한화는 이로써 4강 확률이 공식적으로 소멸됐다. 잔여경기에서 한화가 26경기를 다 이기고, 넥센이 22경기를 모두 패해도 한화의 4강은 불가능하다. 일찌감치 최하위가 굳어져 새삼스럽지는 않다. 하지만 6년 연속 가을잔치 좌절 속에서 한화의 암흑기는 언제 끝날지 궁금해진다.
▲ 6년 연속 PS 실패, 역대 4번째 최장기간

한화는 2005~2007년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나 2008년부터 가세가 기울었다. 2008년을 시작으로 6년 연속 포스트시즌이 좌절됐다. 이는 LG(2003~2012)의 10년, 롯데(2001~07)와 삼미·청보·태평양(1982~1988)의 7년 연속에 이어 역대 4번째로 긴 포스트시즌 탈락. 그야말로 암흑기가 아닐 수 없다.
특히 한화는 2009·2010·2012년에 이어 올해까지 5년 사이에 4번째 최하위 유력하다. 5년간 4번의 최하위는 2001~2004년 4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롯데, 1984~1988년 사이 4번 꼴찌에 머문 삼미·청보·태평양과 같은 기록이다. 그 사이 김인식 감독에 이어 한대화-김응룡 감독이 지휘했으나 결과는 다르지 않다.
▲ 암흑기 도래, 유망주-육성 투자 실패의 결과
한화의 암흑기가 길어진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바로 육성이다. 지난 몇 년간 한화에는 "선수가 없다"는 말이 끊임없이 나왔다. 한대화 감독도, 김응룡 감독도 같은 말을 했다. 실제로 한화는 2004~2009년 6년간 신인 2차 지명에서 무려 25번의 지명권을 포기했다.
이 기간 한화가 지명할 수 있었으나 지명권 포기로 외면한 선수만 해도 전준우·용덕한·박정배·진해수·양의지·이명기·김선빈·이영욱·문선재 등 지금 타팀의 1군 주력으로 자리 잡은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씨앗을 적게 뿌렸으니 거둘 만한 게 많지 않았다. 아울러 올초 완공된 서산 전용훈련장이 건립되기 전까지 2군 전용연습장이 없어 떠돌이 훈련으로 육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 장기적 관점, 서산 효과는 나타난다
한화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서산 시대를 열었다. 오로지 야구만 할 수 있는 환경인 서산에서 젊은 선수들이 강하게 담금질 하고 있다. 유창식·이태양·조지훈·엄태용 등이 서산 체제에서 성장한 선수들이다. 송광민 역시 복귀 전까지 서산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게 빛을 보고 있다. 서산 전용훈련장 효과를 본 것이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서산 효과에 대해 "당장보다는 2~3년 정도를 봐야 할 것이다. 그동안 2군에서 제대로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됐다. 훈련할 데가 없어서 고등학교를 1시간 잠간 빌려서 하니 제대로 되었겠나"며 "이제는 제대로 담금질할 수 있게 됐다"며 "하지만 2군 뿐만 아니라 3군도 수준에 맞춰 훈련하고 경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2군 뿐만 아니라 3군까지 확실하게 육성하는 인프라·시스템 확충으로 체계의 필요성 강조했다.
▲ 단기적 관점, 과감한 선수 영입도 필요
한화는 지난 몇 년간 계속 리빌딩을 외쳤다. 그러나 이제 1군에 9개팀밖에 없는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처럼 한 시즌을 포기하고 팀을 리빌딩하는 건 정서상 어렵다. 결국 어느 정도 성적을 내야 리빌딩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김응룡 감독도 "리빌딩을 한다고 지는 건 핑계밖에 안 된다. 이기면서 해야 한다"고 했다.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과감한 선수 영입과 선수단 지원이 필요하다. 롯데와 LG는 암흑기 기간 동안 치열하게 싸우며 발버둥쳤다. 롯데는 정수근·이상목·홍성흔·황재균·고원준, LG는 봉중근·박명환·이진영·정성훈·이택근·정현욱 등을 영입해 전력 보강에 힘썼다. 실패도 있고 성공 사례도 있지만 그 치열한 발버둥이 암흑기 탈출로 이어졌다. 한화도 기약없는 장기적 미래만 바라볼 게 아니라 치열한 고민과 과감함이 필요하다. 한화 구단 수뇌부도 "작년 FA를 놓친 게 너무나도 아쉬웠다"며 통렬하게 반성한 뒤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올해 FA 시장을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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