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구단주'라는 말도 듣는다. 그렇지만 고양 원더스 허민(37)은 꿈을 향해 달려가는 사나이다. 그가 꿈에 그리던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달 29일, 고양 원더스는 허민 구단주가 미국 캔암리그의 락랜드 볼더스에 선수로 입단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허민은 2009년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너클볼 투수 필 니크로를 찾아가 너클볼을 배우기도 했는데 올해 초 메이저리그 구단의 루키팀 입단을 타진하며 미국 진출을 노리기도 했다.
입단 테스트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지만 구단들은 허민이 선수출신이 아닌데다가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그의 영입에 난색을 표해왔다. 그러던 차, 캔암리그의 락랜드 볼더스가 손을 뻗어왔다. 미국 독립리그 구단인 락랜드 볼더스는 싱글A 수준의 선수들이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구단이다.

선수 유니폼을 입은 허민은 2일(이하 한국시간) 홈 구장인 락랜드 카운티 브로비던트 뱅크파크에서 벌어진 뉴어크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3이닝동안 5피안타(1피홈런) 5실점을 기록했다. 2개의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면서 5점을 내줬지만 허민은 선수들로부터 9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비록 100km를 조금 넘기는 공이었지만 허민은 계속 너클볼을 던졌다. 때로는 안타도 맞고, 홈런도 허용했지만 위축됨 없이 계속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만 바라보고 투구를 했다. 결국 팀은 2-6으로 패했고, 허민은 데뷔전에서 패전투수가 됐지만 꿈을 이루는데는 성공했다.
성공한 기업인으로 알려진 허민이지만 그보다 앞서 그의 꿈은 야구선수였다. 그러한 그에게 너클볼은 마운드에 서기 위한 통로나 다름없었다. 너클볼의 명맥을 잇기 위해 가르침을 청하는 이는 거절하지 않는다는 니크로를 찾아가 공을 던지는 법을 배웠고, 피나는 연습 끝에 꿈에 그리던 마운드에 서기까지 했다.
5실점보다 주목받아야 할 건 허민이 잡아낸 9개의 아웃카운트, 그리고 그가 꿈을 이루기까지 흘린 땀방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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