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신곡] 박진영, 그가 현역 가수여야 하는 이유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09.02 12: 37

"돈, 명예, 사랑 중에 사랑이 제일 낫더라."
모든 걸 가져본듯한 박진영이 노래하는 삶의 의미는, 그래서 보다 진하게 와닿았다. 기존 대중가요가 20대 인기가수들의 입을 빌려서는 절대 다룰 수 없는 메시지였다.
2일 정오 발표된 박진영의 10번째 앨범 '하프타임(Halftime)' 선공개곡인 '사랑이 제일 낫더라'는 메시지를 주되, 강하게 주장하는 대신 조심조심 읊조리는 분위기로 자연스럽게 설득력을 가졌다. 빠르지 않은 힙합 리듬에 단순한 멜로디, 낮게 읊조리는듯한 박진영의 보컬, 예쁜 피아노 선율, 편안한 남궁송옥의 피처링, 다이나믹 듀오 개코의 랩까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어느새 성큼 다가선 가을에 딱 맞춘 곡이 됐다.

박진영은 이번 앨범의 타이틀 '하프타임'을 두고 '열심히 살아야지'였던 삶의 명제가 '왜 열심히 살아야 하지?'로 바뀌는 순간이라고 정의 내렸다.
실제로 박진영이 직접 작곡, 작사한 '사랑이 제일 낫더라'에도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생각하기 시작한 그의 고뇌가 절절히 담겼다. 그는 노래에서 '재벌은 되지 못 했지만 세상 좋은 것들 맛 봤고, 최고라곤 할 순 없지만 박수도 많이 받았지, 조금만 더 가면 행복이 있을 것 같아서 부지런히 오르고 올랐지만 돈 명예 사랑 중에 사랑이 제일 낫더라'라고 노래한다.
또 개코의 랩은 '열정이 시키는 대로 살았지 무엇을 얻게 될지도 몰랐던 땐, 트로피 와 감투 몇 개의 적금 그르렁대는 외제차에 올라탔네. 돈과 명예 그 연기 같은 매력에 매료돼 결국 마음에 매연이 돼 그을려진 내 모습은 짐승과 인간 사이 어디쯤'이라고 자조하기도 했다.
박진영이 지난해 가을 떠났던 중동 및 이스라엘 여행에서 중에 쓴 이 곡은 왜 40대 이상의 현역 가수, 싱어송라이터가 더 많아져야 하는지 입증한 셈이 됐다. 다소 진부할 수 있는 '어른'들의 메시지를 촌스럽지 않게, 담담하고 거부감 없이 노래할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가 한 명 더 생긴 것 같아 반갑다.
타이틀곡 '놀만큼 놀아봤어'는 오는 9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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