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스카우트, “아직은 오승환보다 윤석민”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9.03 06: 15

“두 가지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아직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오승환(삼성)보다 윤석민(KIA)의 입성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
류현진(LA 다저스)의 올 시즌 성공과 함께 또 다른 국내 리그 직행 메이저리거가 탄생할 것인가. 일단 스카우트들은 두 명을 집중해 지켜보았는데 올 시즌 성적과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은 반대 케이스다. 삼성 라이온즈의 최고 마무리 오승환(31)과 KIA 타이거즈 에이스 윤석민(27). 스카우트들은 오승환보다 윤석민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현재 대만에서 열리는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을 보기 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국내 무대 야구장을 찾아 오승환과 윤석민의 투구를 지켜봤다. 이미 청소년대회가 벌어지고 있던 시기인 1일 잠실 두산-삼성전에도 보스턴, 샌디에이고 등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오승환을 보기 위해 구장을 찾았다. 그러나 삼성이 0-4로 패하면서 오승환은 나오지 않았다.

2005년 나란히 프로 데뷔한 오승환과 윤석민. 오승환은 올 시즌 38경기 3승23세이브 평균자책점 1.56을 기록하며 삼성의 선두 유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올 시즌 전 어깨 부상으로 인해 시즌 시작이 늦었던 윤석민은 21경기 2승3패4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 중이다. 선발로 시작했다가 마무리로 이동했는데 팀 성적이 폭락한 상태다.
성적과 현재 기세만 보면 윤석민보다 오승환의 가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시각은 다르다. 한 스카우트는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약체 구단에 간다면 마무리로 나설 만한 투수다. 어느 팀에 가도 필승조 셋업맨”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시즌 후 러브콜은 윤석민이 더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윤석민의 경우는 올 시즌을 마치면 해외 자유 이적 FA(프리에이전트)가 된다. 그에 반해 2010년 등록 일수가 모자랐던 오승환은 올 시즌 대졸 FA라 국내 이적은 가능하지만 자유로운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한 시즌을 더 치러야 한다. 오승환이 올 시즌을 치르고 메이저리그로 가려면 포스팅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셋업맨을 얻기 위해 포스팅시스템 금액을 입찰할 팀은 얼마나 될까”라며 이 스카우트는 반문했다.
2000년대 초반 두산 마무리였던 진필중이 긴테쓰 마무리 오쓰카 아키노리와 동시에 포스팅시스템 입찰을 노렸던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진필중은 2만 불 가량의 입찰 금액을 통보받았고 오쓰카는 입찰 구단이 없었다. 결국 진필중은 국내 무대에서 은퇴했고 오쓰카는 해외 이적 FA가 된 이후에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오승환의 올 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크지 않은 이유다.
지금까지 뛰었던 보직 경력도 오승환 대신 윤석민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또 다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류현진의 성공으로 올 시즌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선수들이 평가절상된 느낌이 크다”라며 “윤석민의 경우는 지금 마무리로 뛰고 있으나 선발로도 뛸 수 있고 그 경험이 있다. 그러나 오승환은 이곳에서 전담 마무리로만 뛰어왔다.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뛸 수 있겠는가”라고 밝혔다.
오승환이 최근 들어 직구 일변도가 아닌 변화구도 간간이 던지고 있으나 선발로 뛰어본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마이너스 요소를 갖고 있다는 이야기다. 시즌 후 윤석민과 오승환은 어느 길을 걷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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