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첫 시즌 아닌가. 이를 생각하면 류현진의 원정 성적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릭 허니컷 LA 다저스 투수코치의 대답은 간단했다. 오히려 되물으며 크게 걱정할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놨다. 홈·원정 사이에서 다소 편차를 보이는 류현진의 성적과 투구 내용에 대해 허니컷 코치는 누구나 겪는 문제이며 앞으로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라는 뜻이다.
올 시즌 기대 이상의 순항을 거듭하며 13승5패 평균자책점 3.02를 기록하고 있는 류현진은 이제 안정적인 시즌 마무리를 노리고 있다. 앞으로 남은 등판은 4~5경기. 이 4~5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포스트시즌의 전망도 밝아진다. 개인성적에서도 욕심을 부려볼 만하다. 류현진도 “계속 이기고 싶다. 평균자책점도 2점대에 도전해보고 싶다”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이런 목표의 가장 큰 고비가 바로 오는 5일(이하 한국시간)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다. 류현진은 이날 콜로라도 에이스급 투수인 호세 델라로사와 맞붙는다. 에이스와의 맞대결, 만만치 않은 콜로라도 타선까지 신경 쓸 것이 많은 경기다. 여기에 경기장도 변수다. 콜로라도의 홈 경기장 쿠어스필드는 해발 1600m 고지에 위치해 공기저항 등에서 투수에게 불리한 경기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여기에 류현진은 올 시즌 아직 쿠어스필드에서 던져본 적이 없다.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13승을 거둔 선수지만 이 경기에 있어서는 다소간의 낯설음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허니컷 코치는 이에 대해 “잘할 것이다.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라고 자신했다. 류현진의 기량이라면 구장 변수 정도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원정 성적에 대해서도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 기대했다. 허니컷 코치는 “원정은 낯설고 시차가 있는 경우도 있다. 투수들은 경기장 뒤쪽 광경만 달라져도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허니컷 코치는 류현진이 홈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익숙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겨도 금방 자신의 페이스를 찾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허니컷 코치는 "원정을 어려워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여기 있는 모든 투수들이 그럴 것"이라면서 "커쇼도 데뷔 초반에는 원정에서 어려움을 겪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커쇼는 MLB 데뷔 시즌이었던 2008년 원정 평균자책점이 5.36, 2009년에는 3.81(홈 1.83)으로 홈에 비해 훨씬 높았다. 이를 생각하면 류현진도 빗나간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 셈이다. 허니컷 코치의 말대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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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