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투수는 물론 10홈런 타자도 장담할 수 없어졌다.
한화는 올해 리그 최하위다. 팀 평균자책점 9위(5.26), 타율 8위(0.259)에 머물러있다. 팀 홈런도 37개로 9개팀 중 가장 적다. 개인 기록이 좋을리 없다. 10승 투수는 물론 10홈런 타자 배출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지난 1986년 빙그레로 창단한 이래 첫 굴욕을 당할 수도 있다.
가장 먼저 2년 연속으로 10승 투수 배출이 어려워졌다. 1986년부터 2011년까지 16년 연속 10승 투수가 꾸준히 배출됐으나 지난해 류현진이 지독한 불운 속에 9승에 그치며 첫 10승 투수 배출에 실패했다. 류현진마저 떠난 올해도 10승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가 6승으로 팀 내 최다승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바티스타가 불펜으로 전환함에 따라 남은 시즌 4승 추가는 사실상 물건너갔다. 대나 이브랜드가 5승을 올리며 뒤늦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남은 시즌 최대 5~6차례 등판이 가능해 쉽지가 않다.
지금 페이스라면 지난해 류현진의 9승보다 낮은 구단 사상 최소 최다승 투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까지 프로야구에서 10승 이상 거둔 투수가 나오지 않은 경우는 역대 22차례 있었데 그 중 1999년 쌍방울 박정현·성영재가 기록한 5승이 최소 최다승 기록이었다. 한화는 쌍방울의 최소 기록은 면했지만 2002~2004년 롯데에 이어 두 번째로 2년 연속 10승 투수 배출 실패 구단이 될 게 유력하다.
타자 쪽으로 시선을 돌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한화의 트레이드마크였던 홈런이 눈에 띄게 약화됐다. 팀 홈런이 리그 최소인데 최진행이 기록하고 있는 8개가 팀 내 최다 기록이다. 김태균과 송광민이 각각 7개와 6개로 뒤를 잇고 있을 뿐 두 자릿수 홈런 타자가 전무하다.
한화는 1986년 빙그레로 창단한 이래 10홈런 타자를 배출 못한 경우가 한 번도 없었다. 1986년 첫 해에도 이강돈과 전대영이 나란히 10개의 홈런으로 두 자릿수 고지를 밟았고, 1988년 이후 최소 매년 15홈런 이상 기록한 타자가 있었다. 특히 1999년부터 2010년까지 12년 연속 20홈런 이상 타자를 배출하며 이 부문 역대 최다 연속 기록도 세웠다.
2011~2012년에도 최진행이 각각 19개-17개의 홈런으로 팀 내 최다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그러나 올해는 대전구장 펜스 확장 여파 속에 홈런이 확 줄었다. 최진행도 3할 타율을 때리며 고감도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으나 무릎 통증 여파로 타구에 힘을 싣지 못해 후반기 28경기에서 홈런이 없다. 최근 35경기 연속 무홈런. 김태균마저 부상으로 빠져 10홈런이 쉽지 않다. 26경기가 더 남아있지만 홈런이 좀처럼 터지지 않는다.
10승 투수와 10홈런 타자의 동반 실종. 최하위 한화의 슬픈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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