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은 한 점 차로 패했다. 그러나 두 번째 투수로 나선 그는 빠르지 않은 공으로도 두려움 없이 타자 몸 쪽에 직구를 꽂는 배짱과 제구력을 선보이며 성장 가능성을 높였다. 덕수고 에이스 한주성(18, 두산 1차지명)이 한 점 차 석패 속에서 분전하며 프로에서의 대성 가능성을 높였다.
한주성은 3일 대만 타이중 구장에서 벌어진 제26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B조 미국과의 경기에서 0-1로 뒤진 3회말 선발 이수민(대구 상원고, 삼성 1차지명)을 구원해 마운드에 올랐다. 키튼 맥키니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며 이수민의 승계 주자 한 명을 들여보내고 말았으나 이후 한주성은 위기 상황에도 두려움 없는 피칭을 펼치며 접전을 이끌어갔다.
야구 명문 덕수고 에이스로 사이드암 안규현(삼성 2차 1라운드), 우완 전용훈(두산 2차 2라운드)과 함께 마운드의 트로이카로 활약한 한주성은 180cm 80kg으로 투수 치고는 크지 않은 체구를 지녔다. 그러나 하체 중심이 탄탄하고 힘 있는 140km대 직구와 슬라이더, 안정된 제구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두산의 1차 지명 선택을 받았다.

다소 고민을 했던 LG, 넥센과 달리 두산은 일찌감치 한주성을 미래의 에이스로 점찍고 1차지명권을 행사했다. 3일 미국전은 한주성이 왜 좋은 평가를 받았는지 알 수 있게 했다.
이날 한주성의 경기 성적은 5⅔이닝 동안 6개의 안타를 내줬으나 사사구 없이 탈삼진 5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km대 초반으로 빠른 편은 아니었으나 공을 끌고 나오는 모습이 안정적이었으며 슬라이더의 떨어지는 폭이 파워커브와도 비슷하게 컸다. 이미 앞선 두 경기에 모두 등판해 혹사 우려를 나타냈으나 경기 모습은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씩씩했디.
두산 구단 관계자는 한주성을 지명하며 “일단 좋은 제구력과 강심장을 갖췄다는 점을 우선시했다”라며 아직은 빠르지 않은 직구 구속과 크지 않은 체구임에도 한주성을 선택한 이유를 뒤이어 밝혔다. 탄탄한 하체를 지녀 투수로서 이상적인 중심 이동 투구를 통해 위력적인 모습으로 롱런할 수 있는 씨앗을 갖춘 투수라는 자체 평가였다.
뒤이어 스카우트진은 “몸의 밸런스가 굉장히 좋다. 비록 아직은 구속이 그렇게 빠른 편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제구력이 좋고 하체가 튼실한 만큼 구속 성장 가능성과 롱런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라는 말로 입단 후 성장폭이 클 것이라 자신했다.
한주성의 데뷔 첫 해인 2014년은 두산이 퓨처스팀 훈련장 경기도 이천 베어스파크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개장하는 해다. 데뷔 첫 해부터 당장 활약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한주성은 일단 새로운 베어스파크의 주역이 될 만 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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