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1위 재등극에 실패했다.
LG는 3일 잠실 SK전에서 3-4로 패배, 9회초 뼈아픈 역전을 당하며 1위 탈환 기회를 놓쳤다. 만일 LG가 9회초 3-2 리드를 지켰다면, LG는 이날 패한 삼성을 제치고 지난 8월 20일 이후 14일 만에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역시 마무리투수 봉중근의 투입 시점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날 LG는 9회초 1점차에서 봉중근이 아닌 이동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리고 이동현은 대타 김상현에게 내야안타, 조인성에게 좌전안타, 정근우에게 희생번트를 맞아 1사 2, 3루로 몰렸다.

이후 LG는 뒤늦게 봉중근을 올렸고, 봉중근은 대타 안치용에게 유격수를 넘기는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봉중근의 투입 시점에 커다란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는 경기 내용이 되고 말았다.
일단 경기 후 투수 교체에 관한 김기태 감독의 멘트가 없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지난 1일 경기서 봉중근이 옆구리에 통증을 호소한 점을 미루어 봤을 때, LG는 봉중근을 최대한 아끼려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날 경기 전 LG 김기태 감독은 봉중근의 상태에 대한 질문에 “괜찮다고 하더라”고 하면서도 “오늘 경기 전에 공 던지는 것을 한 번 더 볼 계획이다”고 확답을 미뤘다.
이동현의 SK전 성적이 좋았던 점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이동현은 올 시즌 SK를 상대로 9이닝 5피안타 2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안타를 내준 김상현에게는 3타수 무안타, 조인성에게는 2타수 1안타로 승산이 있었다. 결국 LG가 세운 최상의 시나리오는 봉중근의 투입이 아닌, 이동현의 세이브였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날 패배 후 김기태 감독은 “감독의 실수다”며 패배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렸다. 1위 재등극의 찬스를 놓친 LG가 앞으로 삼성과 선두 싸움에서 어떠한 결과를 낼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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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