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용팝, 원 히트 원더로 끝나고 말건가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3.09.04 07: 15

[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크레용팝이 ‘빠빠빠’ 이을 히트곡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란 음악 전문 용어가 있다. 단 하나의 히트곡만을 발표한 후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아티스트, 혹은 그 노래를 가리키는 말로써 오랜 대중음악 역사 속에 ‘원 히트 원더’라고 일컬어지는 음악인(팀)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작년 싸이의 경우도 ‘강남 스타일’로 일부 해외 언론에서 ‘원 히트 원더’의 가능성에 대해 거론했지만, 올 상반기 ‘젠틀맨’을 히트시키면서 모든 논란을 말끔히 잠재운 바 있다.

최근 해외 언론에서도 ‘싸이’를 이을 ‘K-Pop 스타’로 주목하고 있는 5인조 여성 그룹 크레용팝. ‘빠빠빠’로 8월 30일에 방송된 KBS “뮤직뱅크”에서 1위 트로피를 거머쥐며, 인기의 정점을 마침내 찍게 되었다.
여전히 각종 논란과 관심의 중심에 있고, 이런 모든 요소들이 노이즈 마케팅으로 크레용팝과 ‘빠빠빠’의 인기 상승에 효과를 주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분명 세월이 지나 2013년 여름 가요계를 떠올릴 때 헬멧을 쓰고 트레이닝 복 무대 의상을 입은 채로 ‘직렬5기통 춤’을 추는 크레용팝과 ‘빠빠빠’란 노래를 기억하게는 될 것이다.
그런데 과연 크레용팝은 ‘빠빠빠’의 인기에 버금가거나 히트곡이라고 인정될 수 있을 만큼 후속 곡을 발표할 수 있을지에 관심과 의문이 모아진다.
최근 몇 년간 주요 대형 기획사들이 키워낸 아이돌 가수들이 가요계를 지배하며 ‘K-Pop’의 세계적인 인기를 주도하면서, 이에 편승한 수많은 중소 기획사들도 우후죽순 식으로 팀을 만들어 내며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성공 확률은 현저하게 낮을 수 밖에 없었다.
소규모 가요 기획사 소속의 크레용팝 역시 가요계 정상의 자리에 서는데 1년이 넘는 기간이 소요되었다. 웬만한 결과를 얻기 전에는 소위 인기 그룹 반열에 올라가기가 쉽지 않은 우리 대중 음악계 풍토에서 어쨌든 크레용팝은 폭발적인 사랑을 받는 인기 그룹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인지하는 정상적인 홍보 차원의 틀을 벗어나 여러 네거티브적인 요인들의 결합에 의해 ‘빠빠까’가 인기 곡으로 탄생되었다는 점에서 크레용팝이 ‘원 히트 원더’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빠빠빠’의 MR제거 논란도 한 때 불거졌듯이 크레용팝이 가창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팀이냐에 대해서도 여론과 누리꾼의 불신감이 어느 정도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고, 노래 보다는 코믹한 춤이 절대적인 인기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정상급의 그룹들처럼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하고 있기 보다는 보편적인 대중들의 반응에 의해서 크레용팝이 현재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에 ‘빠빠빠’를 뛰어 넘을 정도의 후속 곡이 나오지 않는다면 ‘사상누각’과 같은 결과가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갖은 우여곡절 상황 속에서 ‘빠빠빠’가 큰 인기를 얻게 되었지만, 크레용팝이 언제가 선보일 노래에서도 이번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오히려 언론과 대중에게 외면 당할 가능성에 대해서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특히 여러 논란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대처 능력의 부족함을 보여 왔던 크레용팝 소속 기획사에게도 ‘포스트 빠빠빠’에 대한 깊은 고민과 시름이 생겨날 시점이 온 듯 하다. 결국 많은 이들의 관심이 ‘빠빠빠’ 이후의 크레용팝이 어떻게 될 지로 ‘무게 중심’이 모아지게 될 때, ‘원 히트 원더’가 되느냐 ‘연속적인 히트곡 셀러’로 남느냐의 운명은 전적으로 크레용팝과 소속회사의 노력 여하에 의해 정해질 것이다.
2013년을 넘어 내년과 그 다음해, 그리고 그 다음 해도에도 크레용팝이란 걸 그룹을 온전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보자.
[해리슨/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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